[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KB자산운용 대표이사가 5년 만에 바뀐다. 기존의 이현승 대표가 떠나는 자리를 김영성 KB자산운용 연금&유가증권 부문장(전무)가 이어받았다. 

KB금융지주는 14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어 KB자산운용 등 계열사 8곳의 대표 후보를 추천했다. 대추위는 KB자산운용 신임 대표 후보로 김 부문장을 내정했다. KB자산운용은 12월 안에 대추위 심사와 주주총회를 거쳐 김 후보의 대표 선임을 확정한다. 

김 후보는 1969년생으로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경제학 학사를, 템플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1996년 삼성생명에서 채권운용 매니저로 일을 시작했다. 2002년부터 2014년 3월까지 삼성자산운용에 몸담은 뒤 공무원연금공단 해외투자팀장을 역임했다.

2016년 12월 KB자산운용에 합류한 뒤 2022년 4월까지 KB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상무)으로 일했다. 2022년 5월부터는 연금 관련 운용본부를 합친 연금&유가증권부문장(전무)으로 재임했다. 

채권과 연금, 해외 투자 전문가이자 노력파로 꼽히기도 한다. 김 후보 본인도 이전부터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끊임없는 학습 자세를 강조해 왔다.   

그는 삼성자산운용에서 FI운용팀장으로 일하면서 채권 투자 전문성을 쌓았다. 공무원연금공단에서는 초대 해외투자팀장을 맡아 공단 출범 이후 첫 해외 뮤추얼펀드 투자를 집행하는 등 해외 투자 다변화를 이끌었다. 

2016년 12월 김 후보가 KB자산운용에 합류한 것 역시 해외 운용 역량을 강화하려던 조재민 당시 KB자산운용 대표의 의중이 엿보이는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 뒤 KB자산운용은 해외 투자 조직을 확충했고 글로벌운용본부의 운용 규모도 확대했다. 

김 후보의 지휘 아래 KB자산운용이 글로벌 자산운용사 뱅가드의 자문 아래 2017년 7월 TDF(타깃데이트펀드) 상품인 'KB온국민TDF'를 출시하기도 했다. 그 뒤 KB자산운용은 2021년 7월부터 TDF를 독자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에 맞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투자 비율을 조절해 주는 연금특화 펀드다. KB자산운용의 TDF 순자산 설정액은 이달 14일 기준 2352억원으로 연초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김 후보의 KB자산운용 대표 내정은 비교적 안정적인 인사로 볼 수 있다. KB금융지주 대추위 역시 "김 후보는 국내 자산운용업권에서 역량을 인정받은 시장 전문가로 연금 및 TDF 부문의 뛰어난 성과로 점유율 확장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김 후보의 과제로는 KB자산운용의 성장세를 지키는 것을 들 수 있다. KB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전체 펀드 AUM(순자산총액+평가액)은 이달 13일 기준 137조9374억원으로 전년동기 12조8523억원 대비 3163억원 증가했다.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KB자산운용은 11월 기준으로 ETF 순자산가치총액 9조1826억원, 점유율 7.56%를 기록했다. 전년동기보다 순자산가치총액은 3조원가량 늘었지만 4위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추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