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HL디앤아이한라가 내년 상환해야 할 차입금이 전년동기 대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황 악화·분양 침체 등을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 자금을 차입금으로 조달한 것이 원인이다.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중 40%는 회사채 발행대금으로 구성된 차입금이다. 내년 상환 및 대출 연장에 성공하더라도 추후 이자비용 증가가 유력해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자체개발사업 매출 인식이 늘어 금융비용 부담은 상쇄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업계에서 나온다.

올해 3분기 HL디앤아이한라의 연결기준 장·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차입금 포함) 총액은 8586억원으로 전년(7170억원) 대비 19.8% 증가했다. 이 중 3분기 말 기준 회사가 1년 내로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은 5082억원이다.

이는 회사가 일반은행 차입금과 기업어음(CP) 발행 등 단기차입으로 제공받은 자금(2135억원)과 회사채 발행대금 일부(2050억원), 장기성차입금(647억원) 일부를 합친 총합이다. 회사채와 장기성차입금은 3분기 기준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건을 따로 합산했다.

단기차입금 중 가장 높은 연 이자율을 기록한 것은 우리종합금융이 제공한 100억원으로 연 7.7%를 기록했다. 가장 큰 금액은 산업은행 압구정지점 등이 제공한 952억원으로 이자율은 연 6.10%~7.16%다. 이는 지난해 말 519억원에서 83.4% 증가한 금액이다. 두 건 모두 변동금리를 적용하고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단기차입금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회사채를 발행으로 조달한 차입금이다. 2050억원 중 최고 이자율은 지난 2월 발행한 '제136회 무보증사모사채'다. 연 9%로 500억원을 조달했고 만기는 오는 2024년 2월 8일로 가장 빠르다.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차입금의 비중은 1년 내 만기 도래 차입금의 40%를 차지한다. 회사채 의존도가 높고 기존 회사채의 만기가 도래하면 재발행금액을 증액하는 방식으로 기존 회사채 상환과 운영자금 조달을 이어왔다.

건설업계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여전해 HL디앤아이한라의 높은 회사채 의존도는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여지가 있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실제로 HL디앤아이한라는 지난 2월 진행한 제136회 무보증사모사채(500억원)의 수요예측에서 유효수요는 140억원·5건에 그쳤다.

다만 HL디앤아이한라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1387억원으로 전년동기(1조338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자체개발사업의 매출 인식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107억원으로 흑자전환하며 누적 영엽이익 역시 1년 만에 212억원에서 297억원으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계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지만 HL디앤아이한라는 최근 개선된 실적을 기록한 만큼 영업활동을 통한 재무안전성 유지가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이라며 "개선된 실적과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상환 후 추가발행 여력을 어느 정도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