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HL디앤아이한라가 한국자산평가에 투자한 자금을 2배 가까이 불려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투자금 회수로 회사는 유동성 확보가 한결 수월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로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캑터스PE는 지난 22일 씨엘바이아웃제1호사모투자 총회를 열고 이익 배당을 결정했다. 씨엘바이아웃제1호사모투자는 한국자산평가를 인수하기 위해 결성된 펀드다. 한국자산평가는 2000년 5월 설립한 회사로 채권 및 금융자산 등 대체투자자산에 대한 가격 평가를 수행하는 곳이다.

HL디앤아이한라는 이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2021년 3월 11일 씨엘바이아웃제1호사모투자에 총 340억원을 출자했다. 지분 48.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씨엘바이아웃제1호사모투자는 로터스PE와 캑터스 PE는 HL디앤아이한라의 투자를 등에 업고 약 700억원을 조성해 한국자산평가의 지분(84.28%)을 공동인수했다. HL디앤아이한라의 경영 참여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최종 인수까지 추진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씨엘바이아웃제1호사모투자 최근 투자회수 시점에 도래했다고 판단해 삼정KPMG를 자문사로 선임하고 한국자산평가 매각을 위한 티저레터를 배포했다. 입찰을 진행한 결과 한국자산평가는 보광인베스트먼트 계열 품에 안길 예정이다.

매각에 성공한 씨엘바이아웃제1호사모투자는 청산과 이익배당을 통해 투자금을 출자자들에게 상환했다. 이 과정에서 HL디앤아이한라는 600억원을 회수하게 됐다. 투자원금(340억원)의 1.76배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배당일은 오는 28일이다.

HL디앤아이한라는 배당금이 유입으로 올해 순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순이익은 139억원이다. 투자금을 예정대로 회수한다면 올해 누적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251억원) 대비 194.42% 증가한 739억원 이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HL디앤아이한라가 회수한 투자금은 유동성 보강에 힘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HL디앤아이한라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90.3%에서 올 3분기 329.5%로 높아진 상태다. 유동자산이 7666억원에서 9741억원으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626억원에서 820억원으로 각각 증가했지만 유동성 및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선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부채비율은 높지만 최근 건설업계 뇌관으로 지목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부채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다. 올해 3분기 회사가 시행사의 PF 대출에 제공한 보증 한도는 3197억원으로 유동자산의 절반 이하를 기록 중이다.

HL디앤아이한라 관계자는 "연말 기준 회사의 누적 순이익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업계 전반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유동성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HL디앤아이한라는 건설업과 더불어 투자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옐로씨에스오엘성장제1호PEF와 디에스피이알파PEF를 통해 각각 생활용품 제조기업 켐스필드코리아와 소형원자로 전문기업 뉴스케일파워에 투자했다. 기체 분리막 전문기업 '에어레인'은 40억원을 투자해 자금 회수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