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서부T&D가 부동산 개발 비용 조달로 늘어난 차입금 탓에 이자비용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벌어들이는 영업이익보다 많은 비용이 매년 빠져나가며 순적자를 내고 있어서다. 시장에선 서부T&D가 리파이낸싱과 벌어들이는 돈으로 차입금 규모를 줄이고는 있지만, 원체 차입 규모가 크다 보니 비용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서부T&D는 물류시설 재개발이 끝나면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차입금 상환에 무리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서부T&D의 올 3분기말 기준 총 차입금은 8973억원에 달한다. 차입금 의존도는 42.2% 수준이다. 이에 올 3분기 누적 323억원의 이자비용을 지불했고, 그 결과 22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96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사실 서부T&D가 차입부담에 시달렸던 것은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이 회사의 총 차입금은 2017년 전년 동기 대비 54.7% 증가한 7547억원을 기록한 후, 2020년 9120억원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작년 말에도 8293억원으로 2년 동안 9.1%(827억원) 줄이긴 했지만 올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서울T&D가 서울드래곤시티 개발에 4600억원을, 2020년 1800평 규모의 나진상가 부지·건물 매입에 948억원을 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2017~2022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배율도 마이너스(-)173.4배→33.8배→20.4배→마이너스(-) 218.9배→60.9배→19.6배를 기록했다. 이 지표는 현금창출력에 비해 순차입금의 비율을 의미하며, 배율이 높을수록 차입금 부담이 크며 마이너스의 경우 당해연도 EBITA가 음수를 기록했단 뜻이다. 이렇게 차입금이 늘어나는 데다, 감당해야 할 규모가 커지다 보니 6년간 지출한 이자비용만 해도 1725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2025년부터 1조6000억원의 자금이 대규모 개발에 들어가야 한단 점이다. 서울시가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사업' 계획안을 승인한 까닭에 서부T&D가 보유한 서부트럭터미널 부지가 재개발 되기 때문이다. 해당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5년 상반기 첫 삽을 뜰 예정이다.
이 때문에 서부T&D가 지속적으로 이자비용에 시달릴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이 회사가 리파이낸싱(차환)을 통해 급한 불을 끄고 있지만 수익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결국 빌린 돈이 줄지 않고 있단 이유에서다.
시장 한 관계자는 "서부트럭터미널이 2025년 개발되더라도 2028년쯤 되야 운여사업 이익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이자비용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며 "벌어들이는 돈으로 차입금 상환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데, 현재 실적으론 상당기간이 소요돼 지속적이 이자부담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결국은 회사에 돈이 없기 때문에 외부자금을 조달하는 것 아니겠냐"며 "리파이낸싱도 결국 따져보면 회사가 나서서 상환한 자금은 없고 외부에서 가져온 돈이라 부담이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부T&D 관계자는 "자가 주기적으로 리파이낸싱(차환)에 성공하는 것만 봐도 차입금과 이자비용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 아니냐"며 "서울트럭터미널의 재건축 비용도 투입되는 자금(1조6000억원)과 들어오는 돈(1조2000억원)을 고려하면 3000~4000억원 수준이라 부담이 되는 규모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기준으론 아파트 분양만 890세대(기부체납 제외) 정도며 주변 시세를 고려하면 1조2000억원 수준의 분양대금이 책정되었기 때문"이라며 "다만 현재 상황으론 차입금을 줄일 순 없으며, 향후 개발에 따른 이익이 나면 차입금이 자연스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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