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환에 실패하며 좌초 위기에 놓인 영동플라자 신축사업 부지 공매의 최종 입찰이 11월로 미뤄졌다. 기존에 계획한 8회의 입찰 중 7회가 모두 유찰되며 브릿지론 원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대주단의 불안감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영동플라자 부지를 담보신탁으로 보유한 우리자산신탁은 지난 23일 진행 예정이던 제8회차 공매 입찰을 오는 11월 10일로 연기했다. 입찰 시기를 미루면서 개찰일시는 24일에서 오는 11월 13일로 미뤄졌다.

영동플라자 부지는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동 1310-5 일원에 위치한 대지면적 5500.2㎡ 규모의 땅이다. 기존 사업 계획은 지하 3층~지상 5층, 연면적 2만6282.8㎡ 규모의 상가를 신축하는 것이었다. 원래 있던 지상 3층 규모 상가 건물은 지난해 11월 철거를 완료했다.

부지매입 및 사업 추진을 위해 시행사 삼양엘앤디가 대출받은 브릿지론은 2140억원이다. 과거 회사에 출자한 이베스트투자증권이 후순위로 50억원을 제공했고 나머지 2090억원은 새마을금고와 유진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등이 대주단으로 참여해 대출해줬다. 지난 8월 25일 해당 브릿지론의 만기가 도래하며 브릿지론 만기 연장 또는 본PF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만기 연장에 실패하고 사업비 지출이 계속되며 이자 납입까지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하며 지난 9월 15일 공매로 넘겨졌다.

1회차 입찰 당시 최저 입찰가는 5300억원이었다. 지난 8월 23일 태평양감정평가법인에서 책정한 감정평가액은 4428억원이었다. 이후 지난 19일까지 총 7차례의 유찰로 최저 입찰가는 2861억원까지 떨어졌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8회차 공매의 최저입찰가는 2535억원이 된다.

업계에선 물건의 최종 입찰을 연기한 원인은 브릿지론(2140억원)의 원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대주단의 불안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입찰 연기로 벌어놓은 시간을 활용해 조건이 맞는 원매자를 물색하고 있다는 관측 역시 나왔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수천억원 규모의 역대급 매물이 최종적으로 유찰될 경우 대주단이 떠안아야 할 손실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대주단 역시 최악의 결과를 피하고자 입찰을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력을 갖춘 일부 기업이 매입을 타진하고 있는 것 같다"며 "시장 상황이 비우호적이지만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에 위치한 알짜배기 부동산인 만큼 투자 가치는 충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양엘앤디는 설립 20년이 넘은 디벨로퍼 기업으로 삼양건설산업의 창업주 고(故) 이진기 회장의 차남 이종훈 대표가 최대주주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2억7072만원에 그친 반면 이자비용으로 107억원을 지출해 2년 연속 250억원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현대건설이 개발 참여 의사를 내비쳤으나 논의 과정에서 더 이상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