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모나미가 화장품 사업을 업고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020년부터 해당 사업 진출을 시도해왔지만 올 초에야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나선 까닭이다. 특히 엔데믹에 따라 화장품 주문자위탁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사업 경쟁이 심화된 상황이라 시장에선 점유율 확보가 쉽잖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송하경 모나미 회장은 창업주인 송삼석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1993년 일찍이 대표이사 자리를 물려받았다. 이후 2018년엔 회장직에 오르면서 꾸준히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왔다. 학령인구 감소, 디지털 업무 증가 등의 여파로 문구류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이 회사 실적도 꾸준히 우하향 곡선을 그려왔기 때문이다.

실제 모나미는 2011년까지만 해도 연결기준 매출 2819억원, 영업이익 128억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당시 기존 문구류 생산에서 유통 부문까지 사업을 넓힌 영향이 컸다. 하지만 작년 이 회사의 매출은 1495억원, 영업이익은 63억원으로 12년 사이 각각 47.1%, 50.8% 줄어든 상태다. 송 회장이 지속적인 신사업 진출을 모색했던 것도 이러한 사업 부진 때문이다.

이에 모나미는 2019년 교육 콘텐츠 관련 사업부서를 별도 법인(모나미교육법인모나르떼)으로 분리하며 본격적인 교육 사업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이 회사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던 터라 비용 부담을 못이기고 이듬해 모나르떼를 다시 흡수합병했다. 이후 지금껏 교육 사업은 크게 성장하지 못한 상황이다.

송 회장은 교육과 함께 화장품을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었다. 이를 위해 2020년 정기주주총회에서 화장품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 위한 정관변경 안건을 올렸다. 하지만 당시 해당 안건은 의결권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하지만 송 회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2021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에 222억원을 투입해 화장품 공장을 설립했고 지난해엔 다시 정기주총에 화장품 제조·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 위한 안건을 상정했다. 이어 올 초엔 '모나미코스메틱'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화장품 주문자위탁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모나미는 필기구 사업으로 쌓은 색조 배합 노하우, 사출 금형 기술력 등을 화장품 생산에 활용해 성장해 나가겠단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아이라이너, 마스카라 등 색조 화장품 중심으로 국내는 물론 미국, 동남아 등 해외서 사업 확장에 나설 방침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국내 화장품 OEM·ODM 사업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시장점유율 확보가 쉽잖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OEM·ODM 사업의 경우 점유율 확대를 위해선 연구개발 등 관련 투자가 필수적인데 모나미의 경우 실적 악화에 따라 투자 여력이 충분하지 않단 이유에서다.

시장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국내 화장품 OEM·ODM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이라며 "점유율 확보를 위해선 연구개발(R&D), 설비투자 등이 중요한 데 모나미는 현재 투자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최대 화장품 시장인 중국도 OEM·ODM 업체 경쟁 구도가 어느정도 굳어진 상황이라 해당 지역에서 점유율을 늘리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모나미 관계자는 "색조화장품 OEM·ODM 전문 회사로서 국내외 시장 점유율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