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대신자산신탁이 책임준공관리형토지신탁으로 계약한 사업장의 시공사가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손실금액을 지불할 처지에 놓였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대신자산신탁은 연초부터 이와 유사한 시공사 부실 리스크에 계속 노출되고 있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안 퍼스티엄 이천 부발' 사업의 시공사 대우산업개발이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공사 진행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장은 시행사 ㈜선우피엠앤드씨가 대신자산신탁에 사업시행을 위탁해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사업지는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452-1번지 일원에 위치한다. 이안 퍼스티엄 이천부발은 대지면적 2만1678㎡, 연면적 5만9762㎡에 지하 1층에서 지상 15층, 7개 동 아파트 419세대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문제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시공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남은 공사에 차질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대우산업개발의 회생절차 돌입 전인 올해 1분기 기준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안 퍼스티엄 이천부발의 기본도급액은 644억원이다. 이 중 1분기까지 460억원의 공사를 완료했다. 공정률로는 71%다. 

대우산업개발이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올해 8월 기준 공정률은 78%다. 이를 감안하면 지난 5개월간 고작 공정률이 고작 7%포인트(p) 오른 셈이다. 공사 진행이 더딘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사업장은 올해 11월까지 준공을 마치고 입주 예정일은 내년 1월로 잡았다. 사실상 현재 시점에서 2개월만에 준공을 마무리하긴 힘든 상황이다. 이 경우 책임준공 계약을 맺은 신탁사가 시공사를 교체하거나 아니면 하도급사에게 직접 대금을 지급하면서 공사를 마무리해야 한다.

특히 대우산업개발은 시행사 선우피엠앤드씨로부터 받은 공사 외에도 수분양자들과 직접 계약을 한 유상옵션 공사도 45억원이나 있다. 이 공사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약 1억원만 진행돼 사실상 시작조차 하지 않은 상태다. 고스란히 수분양자들에게 피해로 돌아갈 여지가 있다.

이안 퍼스티엄 이천부발의 총 분양예정가는 1251억원이며 지난해에는 576억원을 분양수입으로 인식했다. 이 중 분양미수금은 86억원이다. 분양대금 납부 일정에 따르면 지난해 계약금을 포함해 40%의 금액을 지불하고, 남은 대금 중 올해 중도금으로 30%, 마지막 잔금은 내년에 입주 시 30%를 지급해야 한다.

지난해 인식한 분양수입은 총 분양예정가의 46%로 납부 일정과 크게 차이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분양미수금 규모가 늘어날 경우 사업 진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대신자산신탁은 올해 상반기까지 이안 퍼스티엄 이천부발의 책임준공의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최근 시공사인 대우산업개발이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책임준공관리형토지신탁계약과 관련해 사업비의 일부를 신탁계정에서 대여할 수 있지만 부담할 리스크는 낮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했다.

한편 이달 26일 대우산업개발은 회생절차를 진행하면서 관리인 김광준씨가 하도급 공사대금 직불동의 허가를 법원에 신청했다. 이는 현재 시공사가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발주처에서 하도급 업체에게 직접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