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에이피알이 자진 상장철회 3년만에 코스피 시장 상장에 재도전한다. 이 회사는 이 기간동안 신규 뷰티디바이스 사업 순항으로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보였다. 이에 기업가치는 과거 대비 두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지난 22일 코스피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지난 2020년 11월 코스닥 시장 상장을 준비하다 자진철회를 결정한지 약 3년만이다.

에이피알은 지난 3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사업부문별 매출 규모는 2배 이상 성장했고, 수익성은 4배 넘게 급증했다. 신사업인 뷰티디바이스 출시와 널디의 해외 진출 등에 따른 성과다.

에이피알은 과거 상장 준비를 할 당시(2019년) 연결기준 매출액 1589억원, 영업이익 71억원을 올린 우량기업이었다. 당시 주력사업은 화장품부문으로 전체 매출액 중 76.61%가 해당 사업에 집중됐다. 의류브랜드 '널디' 매출액은 20.42% 수준이다.  

당시 에이피알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상장을 절회했다. 최대주주이자 창업주인 김병훈 대표 지분이 다수의 재무적 투자자(FI) 유치로 희석된데 따른 것이다. 공동 대표의 퇴임도 지배구조에 영향을 끼쳤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말 연결기준 매출액 3976억원으로 3년전과 비교해 150.22% 늘었고, 영업이익은 392억원으로 452.11% 증가했다. 사업부문별로는 화장품과 신규사업인 뷰티디바이스(브랜드 메디큐브) 매출액이 전체 대비 74.62%를 차지한다. 의류패션부문 매출액은 22.98%를 차지했다.

특히 진적 12개월(LTM) 연결기준으로 살펴보면 매출액은 4732억원, 영업이익은 817억원에 달한다. 이전 상장 준비 당시와 비교해 매출액은 197.79%, 영업이익은 1050.70% 늘어난 수준이다.

재무상태도 개선됐다. 에이피알은 올해 6월말 기준 총자산 2489억원 중 현금성 자산만 1142억원에 달한다. 이전 상장 준비 과정에 적용된 2019년말과 비교해 총자산은 311.40% 늘었고, 현금성자산(유동성)은 462.56% 증가했다.

실적이 성장한 만큼 몸값도 두배 넘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에이피알은 올해 3월 프리IPO를 통해 기업가치 7000억원을 인정받은데 이어, 같은 해 6월 CJ온스타일로부터 기업가치 1조원 밸류로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이같은 기업가치 상승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뷰티섹터 실적이 일제히 턴어라운드하고 있고, 업황 자체가 주목받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기업가치 산정 기준인 주당순이익(EPS)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아직 상장 전이기 때문에 주가수익비율(PER)은 산정이 어렵지만, 실적 개선은 공모가 결정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도 아닌 기업이 특례상장이 아닌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지금까지와 같은 괄목할 만한 실적 성장으로 투자자들에게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