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크리스에프앤씨가 골프장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가 골프 의류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만큼 브랜드 홍보 등 마케팅 활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데다 현재 개최 중인 골프 대회(KLPGA 챔피언십)에도 활용할 수 있어서다. 시장 역시 크리스에프앤씨가 골프장 건립을 통해 기존 사업과 막대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실적 측면에선 골프산업의 성장세가 꺾여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2019년부터 골프장 건립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같은 해 8월, 부동산 개발 목적회사인 에스씨인베스트를 설립한 뒤 2020년 삼미홀딩스와 협의 끝에 이 회사의 자회사인 일죽레져가 골프장 개발을 위해 소유하고 있던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금산리 산37-2번지 일원 부지를 126억원(장부가액 기준)에 사들였다.

이후 에스씨인베스트의 전략적 투자자(SI)로 삼미홀딩스가 참여하면서 현재와 같은 이 회사의 지분(크리스에프앤씨 60%, 삼미홀딩스 40%) 구조가 만들어졌다. 올해 착공에 들어간 해당 골프장 건설은 삼미홀딩스의 관계사인 삼미건설이 맡았다. 시장은 골프장 건립에 통상 2년여가 소요되는 만큼 2025년께 크리스에프앤씨가 전용 구장을 개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크리스에프앤씨가 골프장 건립에 나선 이유는 현재 영위하고 있는 주력 사업과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결과물이라는 게 시장의 전언이다. 이 회사는 현재  '파리게이츠'와 '핑' 등 다양한 골프웨어를 생산 중인데, 엔데믹 전환 후 골프 인구 감소로 제품 판매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골프장 건립 후 각종 대회 등 미디어 노출을 활성화 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비용 절감 효과도 톡톡히 누릴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크리스에프앤씨가 현재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와 공동으로 골프 대회(KLPGA 챔피언)를 주최하고 있다. 이에 매년 대회 개최를 위해 대여하는 골프장에 적잖은 비용을 지출해 왔다. 하지만 자체 골프장이 생기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용을 쓰더라도 그룹 내에서 현금이 돌고 도니 그만큼의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다.

다만 골프 인구가 줄고 있는 만큼 골프장이 크리스에프앤씨의 실적에는 큰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일각서 나오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대회 개최 등 미디어 노출이 늘면 크리스에프앤씨의 브랜드 가치 제고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골프 인구 감소로 제품을 사는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실적에는 큰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골프 인구 감소는 엔데믹 때문이 아닌 전 세계적 현상"이라며 "반나절을 투자해야 하는 데다 다른 운동과 달리 실력도 빠르게 늘지 않다 보니 미국과 일본 등은 이미 골프 인구가 크게 줄었고, 국내 역시 비슷한 형태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크리스에프앤씨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MZ세대의 유입이 수익성 창출에 큰 도움이 된 건 사실이지만 실제 골프는 젊은 세대 뿐 아니라 전 연령층에게 사랑을 받는 스포츠"라며 "골프장 사업에 본격 진출해 신규 성장성을 확보하고 기존 골프의류 사업과 여러 시너지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