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크리스에프앤씨의 계획대로 '하이드로겐(Hydrogen S.r.l.)'은 아웃도어 브랜드로써 시장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을까. 단기간 내 성과를 내기 쉽잖을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데다 아웃도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크리스에프앤씨는 내년 SS시즌 선보일 하이드로겐 아웃도어의 경우 일상에서도 편히 입을 수 있는 기존과 차별화 된 제품이니 만큼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크리스에프앤씨는 지난해 이탈리아 의류브랜드 하이드로겐을 200억원에 인수했다. 하이드로겐은 테니스 선수 '알베르토 브레시(Alberto Bresci)'가 2003년 설립한 회사로 테니스 헤리티지를 갖고 있는 프리미엄 스포츠웨어 브랜드다.

크리스에프앤씨가 하이드로겐을 인수한 이유는 과거부터 해당 제품을 병행수입 해 판매하는 과정에서 성장가능성을 엿본 영향이 컸다. 아울러 아웃도어를 점찍게 된 것은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골프웨어에 집중돼 있는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날 필요가 생긴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골프 인구 감소에 따른 관련 의류의 판매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고프코어 및 감성캠핑 룩 등 아웃도어 수요는 늘고 있어서다.

이외 하이드로겐이 이탈리아 브랜드이니 만큼 크리스에프앤씨가 글로벌 진출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 전략적으로 인수했을 것이란 전망도 업계서 나오고 있다. 크리스에프앤씨의 해외 수출 비중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기 때문이다. 실제 이 회사의 올 상반기 제품의 해외 수출액은 5억7800만원으로 전체 매출(1777억800만원) 중 0.3%에 불과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크리에프앤씨가 '파리게이츠'와 '핑' 등 인기 많은 골프웨어 브랜드를 대거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엔데믹 전환 후 다른 스포츠로 소비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판매량이 예전만 못한 상태"라며 "실적 방어를 위해 골프웨어 기술을 십분활용할 수 있는 아웃도어를 점찍게 됐고, 하이드로겐의 정체성 변화를 꾀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는 크리스에프앤씨의 계획대로 하이드로겐이 아웃도어 시장에 연착륙하기 쉽잖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도 높지 않은 데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란 이유에서다. 또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노스페이스 등 리딩브랜드만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특정 상위 아웃도어 브랜드에 충성도가 높아서 신규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나도 단시간 내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에프앤씨 관계자는 "하이드로겐이 노스페이스와 같은 전문 아웃도어의 개념으로 제품을 만드는 게 아니다"라며 "애슬레저의 개념으로 일상 생활에서 편하게 즐겨 입는 아웃도어 제품이라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행과 일상까지 아우르는 하이드로겐이 새로움에 대한 니즈가 큰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아웃도어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크리스에프앤씨는 현재 쌓여있는 재고 판매가 마무리되는 24SS시즌에 아웃도어 브랜드로 변신한 하이드로겐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