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케이씨씨(KCC)가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스(이하 모멘티브) 인수자금인 2조원을 모멘티브 기업공개(IPO)시 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KCC는 2028년 한해에만 2조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을 한꺼번에 조달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했으나, 이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한 셈이다.

지난 2019년 5월 모멘티브를 인수하면서 KCC의 차입금은 크게 늘었다. 2018년 말 2135억원에 불과하던 장기차입금은 2020년 말 2조1284억원으로 10배 늘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KCC의 장기차입금 대부분은 모멘티브 인수자금이다.

KCC는 내년 상반기 모멘티브를 뉴욕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며, 최근 주관사 선정을 완료했다. 시장에서는 모멘티브의 상장 후 기업가치가 45억달러(약 6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KCC는 모멘티브 인수를 위해 조달한 자금인 18억달러(약 2조원)를 내년에 예정된 모멘티브 IPO와 함께 모두 상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KCC는 모멘티브 인수를 위한 대금 30억달러(당시 환율기준 3조5000억원) 중 12억달러(약 1조5000억원)는 에쿼티로, 18억달러는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KCC 관계자는 "모멘티브에 걸려있는 차입금 18억달러는 IPO에 성공한 후 해소할 계획"이라며 "나머지 1조원 가량은 영업수금 및 시기에 맞춰 차환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상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KCC는 인수금융으로 조달한 2조원을 2028년에 상환할 계획이었다. KCC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인수자금 대부분을 차지하는 장기차입금 2조9106억원에 대해 올해부터 내년 6월말까지 4505억원, 2025년 6월말까지 2679억원, 2026년 6월말까지 111억원, 2027년 6월말까지 111억원, 2028년 6월말까지 2조1698억원을 상환할 계획이다. 

이처럼 2028년 한해에만 2조원이 넘는 대규모의 자금 상환이 몰려있었으나 KCC는 IPO를 통해 이를 4년 앞당긴 2024년에 상환하겠다는 복안이다. KCC는 최근 인수자금의 만기 연장에도 성공하면서 만기 부담을 덜었다.

올해 4월 5일 국민은행은 8억3900만달러(약 1조900억원) 규모의 모멘티브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차환) 주선을 완료했다. 국민은행은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한 실리콘 산업의 특성, 모멘티브의 영업실적 개선, 전략적 투자자(SI)인 KCC와의 시너지 등을 높게 평가했다.

비슷한 시기에 KCC는 BNP파리바와 씨티은행 뉴욕지점 등 금융기관들로부터 받은 8억달러(약 1조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 만기 연장에도 성공했다. 만기는 국민은행 등에서 받은 차입금과 마찬가지로 기존 2024년에서 2028년으로 연장됐다.

KCC는 인수자금 상환을 위한 첫걸음으로 내년에 모멘티브 IPO를 추진할 예정이다. IPO를 하게 되면 유상증자 등의 방법으로 투자자들에게 발행주식을 분산시켜 대규모 자본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사채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도 가능해진다. 

최근 KCC와 모멘티브를 함께 인수한 SJL파트너스는 모멘티브 상장 대표 주관사로 씨티그룹글로벌마켓,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를 최종 선정했다. 주관사 선정은 IPO의 가장 첫 번째 단계로 앞으로 기업실사, 상장 예비심사, 증권신고서 제출, 수요예측 등의 절차가 남아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모멘티브는 세계 3위의 실리콘 제조사로 IPO를 할 경우 기업가치는 45억달러(약 6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공모가 가격과 IPO 당시 증시 상황 등 여러가지 변수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