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씨티씨바이오 경영권 분쟁에 또 다시 불이 붙을 전망이다. 파마리서치가 씨티씨바이오 주식을 추가 매입하기로 결정한 까닭이다. 특히 파마리서치의 계획대로 추가 지분을 모두 취득하면 씨티씨바이오의 최대주주 자리를 재탈환 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파마리서치는 지난 16일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결정 공시를 통해 씨티씨바이오의 주식 취득을 위해 2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다만 취득주식수, 취득 후 소유주식수 및 지분비율, 취득예정일자는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17일 종가 기준(1만1010원)으로 단순 계산 시 파마리서치는 이번 투자로 씨티씨바이오의 지분 7.5%(약 181만6530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파마리서치는 앞서 지난 3월 총 300억원을 투자해 확보한 씨티씨바이오의 지분 12.57%를 확보했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 지분 취득으로 20%의 안팎의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현 씨티씨바이오의 최대주주인 김민구 대표(특수관계인 더브릿지 포함)의 지분 15.32%를 뛰어넘는 수치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마리서치가 공개한 씨티씨바이오 주식 취득 목적을 살펴보면 경영참여에서 사업다각화 및 신성장동력 확보라고 바뀌었다"면서 "단어가 조금 바뀌긴 했지만 파라리서치가 씨티씨바이오를 가져오겠다는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고 말했다.

씨티씨바이오의 최대주주도 파마리서치로 변경될 전망이다. 파마리서치는 지난 4월 장내 주식 매수로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가 5월 이민구 대표가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자리를 내준 바 있다. 다만 이민구 대표의 우호지분으로 알려진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의 지분(6.46%)을 감안하면 실제 양측의 지분 차이는 2% 내외 수준이 될 전망이다.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는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회장이 100% 지분을 가진 투자회사로 이 대표와 조 회장은 친분이 두터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앞선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마리서치는 씨티씨바이오 경영권 확보에 대한 변함없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지금까지 총 500억원 투자를 결정했음에도 파마리서치의 자금여력은 아직 많이 남아있는 상태다"고 말했다. 실제 파마리서치의 올해 2분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681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유동성금융자산(1234억원)을 합하면 1915억원 수준이다.  

업계는 이민구 대표 역시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씨티씨바이오 지분을 추가 매입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이민구 대표도 추가 지분 매입을 검토해온 것으로 안다"며 "주식담보대출 형식이 될지, 다른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할지는 알 순 없지만 이민구 대표 성향상 추가 지분 매입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씨티씨바이오 관계자는  "아직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며, 아직 외부에 공개하긴 어려운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양측간의 치열한 지분 경쟁이 본격화된 만큼 한때 이민구 대표와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조용준 동구바이오 대표의 지분의 향방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조 대표는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포함해 총 4.94%의 씨티씨바이오 지분을 보유 중이다. 현재 그는 중립을 유지하고 있으며 누구의 편을 들어줄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