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건설업계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상반기 하도급대금을 전액 현금결제했다. 올해 초 개정 하도급법이 시행된 이후 하도급대금 결제조건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서 말하는 현금결제는 전체 하도급대금 중 현금, 수표, 만기 1일 이하의 어음대체결제수단, 상생결제채권 발행일로부터 만기일까지의 기간이 10일 이내인 상생결제를 통해 지급한 것을 뜻한다. 

올해 1월 12일부터 시행된 개정 하도급법에 따라 자산 5조원이 넘는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은 하도급대금 및 지급수단, 지급기간 등을 공시해야 한다. ▲현금 ▲수표 ▲상생결제 ▲어음대체결제수단 ▲어음 중 무엇으로 하도급대금을 지급했는지 공개하고, 해당 결제금액 및 비중을 공개해야 하는 의무가 생겼다.

원사업자와 1차 협력사 간의 하도급 거래조건을 공개해 관련 협상에 도움을 주기 위한 취지다. 상생결제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특정 요건을 충족하는 외상매출채권으로 결제하는 방식이며, 어음대체수단은 기업구매전용카드,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구매론 등을 뜻한다. 해당 대상 기업은 반기별로 연 2회 공개해야 한다. 

시공능력평가 10위권 건설사 중 현금결제비율이 100%인 곳은 포스코이앤씨를 포함해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호반건설 등 4곳이다. 포스코이앤씨의 현금결제 규모는 1조3175억원에 달한다. 4곳 중 결제대금이 1조원 이상인 곳은 포스코이앤씨가 유일했다.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호반건설의 현금지급비율은 100%이지만 그 규모는 1000억원 안팎에 그친다. 지급기간이 10일 이내로 빠른 곳은 HDC현산과 SK에코플랜트로 나타났다. 10일 이내 지급 비중이 98.78%다.

포스코이앤씨의 지급기간별 비중은 ▲10일 이내 31.04% ▲10일 초과 15일 이하 32.34% ▲15일 초과 30일 이하 6.76% ▲30일 초과 60일 이하 29.86%다. 10일 이내 비중은 31.04%로 다소 낮지만, 한 달 이내 비중이 70.14%로 양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업계 1, 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경우 아직 공시하지 않았다.  

분쟁조정기구를 설치한 곳은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HDC현산, SK에코플랜트 등 4곳이었다. 분쟁조정기구는 하도급대금과 관련해 발생한 분쟁을 처리하기 위해 원도급자가 사내에 설치한 기구를 말한다. 구매부서와 같은 계약담당 부서 내에 설치한 것은 하도급법상 분쟁조정기구로 보지 않는다.

포스코이앤씨는 업계 최초로 2010년부터 중소기업 거래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중소 협력사들의 원활한 자금운용과 '기업시민'을 표방하는 포스코그룹의 영향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예전부터 거래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해오는 문화가 있었다"며 "앞으로도 협력사들과의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을 통해 기업시민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