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법률기술(리걸테크) 기업 로앤굿이 인공지능(AI) 기술회사 위커버(Wecover)와 손잡고 합작법인 '리걸AI'를 설립한다고 4일 밝혔다. 리걸AI는 로펌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 AI 법률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로앤굿과 위커버는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챗GPT를 활용한 AI 법률상담 챗 봇 서비스인 '로앤봇'을 출시했다. 서비스 초기부터 누적된 약 30만건의 상담 데이터와 위커버의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더해 챗GPT보다도 높은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는 게 로앤굿의 설명이다.

로앤봇은 로앤굿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매월 1000건이 넘는 법률 관련 질의응답이 이뤄질 정도로 활성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는 이혼 분야에 한정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조만간 모든 분야로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로앤굿과 위커버는 로앤봇 서비스처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소비자간거래(B2C) 법률 서비스에서 거둔 성과를 토대로 로펌이나 기업과 같은 기업간거래(B2B) 법률 분야에도 AI 기술 적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에 설립하는 합작법인 '리걸AI 주식회사'를 통해 로펌이나 기업이 필요로 하는 AI 법률 기술을 개발하고 공급할 방침이다.

영미권에서는 AI 법률 기술을 B2B 영역에 더욱 잘 활용하고 있다. 케이스텍스트(Casetext), 하비에이아이(Harvey AI) 등 리걸테크 기업들이 로펌과 기업들을 대상으로 AI를 활용한 법률문서 검토, 유사 판결문 검색, 계약서 분석·작성, 리걸 리서치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로펌 앨런앤오버리(Allen&Overy)는 하비에이아이와 업무협약을 통해 자사 소속 변호사 3500명 이상이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명기 로앤굿 대표는 "법률 분야에서 AI 기술은 낮은 정확도 탓에 사업화하기 어려웠지만 로앤굿과 위커버는 지난 수개월 간 정확도 높은 AI 기술의 구현이 가능함을 입증했다"며 "로앤굿이 가진 법률 도메인에서의 전문성과 위커버가 가진 AI 기술력이 결합되면 B2B 영역에서도 비로소 사업화가 가능한 수준의 AI 법률서비스가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찬열 위커버 대표는 "지난 협업 기간 동안 법률 분야가 요구하는 정확성을 갖추기 위해 임베딩 모델과 같은 기술 개발을 고도화할 수 있었다"며 "위커버는 로앤굿과 협력을 통해, 법률 분야 내에서 생산성을 높여주는 것을 넘어 업무자동화로 서비스를 고도화하여 로펌 및 기업들이 더 중요한 법률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기술 개발을 지속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