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사외이사 전면 교체에 나선다. 사외이사 8명 중 5명이 대상이다. 여성 사외이사 1명도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전 정권에서 임명된 인사로 현재 예정된 임기를 만료한 상태다.

25일 딜사이트 취재를 종합하면 한전은 올해 초 임기가 만료된 박종배 이사, 박효성 이사, 이기만 이사의 후임 선발을 위한 심사를 만료했다.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 심의만 남겨둔 상태다.

사외이사는 비상임이사로 분류돼 별도의 주주총회 없이 내부 심사 및 공운위 심의를 통해 결정, 공시한다. 공시 일정은 미정이나, 통상적으로 선임 절차가 두 달 정도 소요되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인사 검증 등에 시간이 크게 소요되지 않는다면 오는 8~9월 중에 공개할 예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비상임이사 선발은 비공개로 진행하기 때문에 후보자 등의 정보를 사전에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임기가 만료된 김재신 이사와 이계성 이사의 후임 선발 절차는 조만간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은 모두 전 정권에서 임명된 인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박종배 이사는 2020년 1월 31일 선임됐으며, 박효성 이사와 이기만 이사는 2021년 4월 14일, 이계성 이사와 김재신 이사는 2021년 7월 9일 선임됐다.

업계는 후임자 중에는 여성 사외이사가 1명 이상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상장사의 경우 이사회를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까지 한전에는 2명의 여성 사외이사가 있었다. 법무법인 에스에서 파트너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법률통 방수란 이사와 새두레회계법인에서 공인회계사(CPA)로 근무하고 있는 회계통 김재신 이사다. 이들은 각각 올해 5월 퇴임, 7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밖에도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인 박종배 이사와 외교부 뉴욕 총영사를 역임한 박효성 이사, 국회 의장실 정무수석을 역임한 이계성 이사 자리를 채우기 위해 학계와 정부 출신 인사들을 영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김종운 이사, 김준기 이사, 박충근 이사의 경우 각각 나주시의회 의장,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교수, 전력노조 정책국장 출신이기에 이들과 역량이 겹치지 않는 법률 전문가나 회계 전문가 등을 영입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한전과 같은 에너지공기업 중 하나인 가스공사 역시 전 정부에서 선임한 경영진들을 전면 교체했다. 가스공사는 지난 6월 13일 이석순, 지현미, 이주찬 사외이사를 신규로 선임한다고 공시했다. 이석순 이사와 이주찬 이사는 내부인사 출신이며, 지현미 이사는 계명대 회계세무학부 교수를 겸임하고 있는 회계통이다.

재계 관계자는 "에너지 공기업의 경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경영진을 교체하고 있다"며 "전 정권의 공공기관 경영 기조와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요즘은 신임 경영진 선임에 정치적 논리로 접근하기보다 전문 인력을 영입하려는 추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