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금리부담을 안고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확충에 나선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9월 1400억원 규모 후순위채로 자금을 조달했고, 올들어 지난달 후순위채 100억원에 이어 이달 말 추가로 후순위채를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손보가 연이어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배경에는 지급여력비율이 하락이 자리하고 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말 지급여력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를 겨우 넘는 수준까지 하락해 자본적정성에 경고등이 켜지기도 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후순위채를 발행해 최대 600억원의 자금을 끌어온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희망금리는 6.90%~7.50%로 제시했으며, 이달 21일 수요예측을 거쳐 금리 및 발행규모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롯데손보는 6월29일에도 1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사모방식으로 발행했다. 당시 금리는 7.5%였다. 모집방식의 차이가 존재하긴 하지만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만큼 이번 공모 후순위채 역시 앞선 사모 후순위채와 비슷한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월 롯데손보가 14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공모방식으로 발행할 때 제시한 금리 범위는 6.40%~6.90%였다. 실제 발행금리는 6.9%로 정해졌는데, 11개월 만에 금리가 최대 60bp(1bp=0.01%p) 인상되는 셈이다.

이렇듯 가파른 발행금리 상승에도 롯데손보는 다시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지급여력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급여력비율이란 보험사의 자본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을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으로 나눠서 구한다.

롯데손보는 올해 6월, 앞서 2018년 6월 발행한 600억원 규모 사모 후순위채의 콜옵션(조기상환권)을 행사했다. 후순위채로 조달한 자금은 보완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조기상환으로 빠져나간 600억원은 자본감소로 반영된다. 이는 분모인 가용자본 감소로 이어지고 롯데손보의 지급여력비율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

문제는 롯데손보가 그동안 자본홖충을 위해 발행한 자본성 증권의 콜옵션 행사일이 줄줄이 예정됐다는 점이다.

롯데손보는 2018년 6월 발행한 후순위채 600억원 외에도 ▲2019년 12월 후순위채 800억원 ▲2020년 5월 후순위채 900억원 ▲2021년 12월 신종자본증권 460억원 ▲2022년 9월 1400억원 등을 발행했다.

롯데손보의 후순위채는 10년 만기이며 5년 뒤 행사할 수 있는 콜옵션이 붙어있다. 신종자본증권 만기는 30년이지만 발행일로부터 5년 뒤 조기상환이 가능하다. 롯데손보는 매년 자본성증권 조기상환에 따른 자본감소 및 지급여력 하락 등에 대비해야 한다.

지난해 말 롯데손보의 지급여력비율은 150.77%였다.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150% 이상의 지급여력비율을 유지하도록 권고하는데 이를 가까스로 충족했다. 올해 도입된 새 지급여력제도(K-ICS) 기준으로 산출한 1분기 롯데손보의 지급여력비율은 137.7%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한참 밑돌지만 경과조치 적용 후 K-ICS비율은 178.3%로 높아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과조치 덕분에 급한 불은 껐지만 장기적으로 추가 자본확충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 비중이 높아 K-ICS 대응력이 비교그룹 대비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