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부회장은 이르면 2028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북미에 타이어 생산기지를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회사는 미국 동남부지역 8개주를 투자 후보군으로 꼽았으며 올 하반기 중 부지선정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투자금은 13억달러(1조6592억원)에 이른다.

투자 배경은 신차용 타이어(OE) 비중확대를 통한 실적 향상이다. 타이어는 OE와 RE(교체용 타이어)로 나뉘는데 OE는 완성차업체에 확정적으로 들어가는 물량이다 보니 실적 안정화 측면에서 RE보다 유리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외 공장에서 생산한 것을 유럽 및 북미지역에 납품하는 식으로도 사업을 벌일 순 있지만 이 경우 OE 비중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많다"며 "유럽과 미국에 대규모 완성차업체들이 많기 때문에 OE 판매량을 고려하면 각 지역마다 공장을 세우는 게 게 가장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자금조달이다. 넥센타이어가 최근 5년간 기록한 연평균 순영업활동현금흐름은 1587억원으로 연간 미국공장에만 지출된 3300억원의 CAPEX(자본적지출, 설비투자액)를 충당하는 데 한계가 있다. 차입 확대도 여의치 않다. 이미 올 3월말 연결기준 차입금의존도가 44.2%에 달한 데다 추가로 제공할 담보물은 많지 않은 가운데 신용등급(A '안정적')저하 우려도 낳고 있어서다.

이렇다 보니 강 부회장이 메자닌 금융으로 자금을 충당할 것이란 관측도 시장 일각서 나오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의 금리가 회사채, 담보대출 대비 낮아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데 편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진만 봐도 이달 회사채와 CB를 잇달아 발행했는데 회사채에 적용된 금리는 5.23%~5.53%인 반면 CB 금리는 표면 0%, 만기 2.5%로 회사채의 절반 이하에 그쳤다.

강 부회장의 지배력이 공고하다는 점도 메자닌 금융 활용 가능성을 키운 재료가 됐다. CB나 BW 등은 투자자가 추후 회사 주식을 취득할 권리가 담긴 사채인 만큼 발행사 입장에선 지배주주의 지분희석 우려를 낳는단 단점이 있다. 하지만 넥센타이어의 경우 지주사 ㈜넥센을 비롯한 특수관계자 지분이 67.7%에 달해 사채로 인한 경영권 상실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예컨대 넥센타이어가 13일 종가(8330원)를 전환가액으로 설정하고 10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면 투자자는 총 1200만주 가량을 회사 주식으로 전환 받을 수 있다. 이 때 넥센타이어 특수관계자 지분은 기존 67.7%에서 60.2%로 7.4%포인트 하락하지만 경영권 방어에는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신용도 A급 회사들도 종종 금리 메리트를 목적으로 CB 등을 찍어내고 있다"며 "지배구조가 견고하고 추후 주가 상승여력도 있는 회사라면 메자닌 금융을 통한 자금조달도 대규모 투자재원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넥센타이어 측은 미국공장 건립과 관련한 자금조달안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며 "다각적으로 검토해 볼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