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HB솔루션은 300%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기존 1633만2739주였던 총 발행주식은 4899만8217주가 새로 발행됨에 따라 6533만956주로 늘어난다. 주주들은 보유주식 1주당 3주씩을 새로 배정받는다. 신주는 내달 4일 코스닥에 상장될 예정이다.

이번 무상증자는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이뤄졌다. 회사 실적과 비교해 주가가 너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HB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1876억원, 영업이익 271억원을 올리며 창립 이래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올 1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6%, 69.1% 성장하는 등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반면 주가는 1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1월 올해 최저치인 1만1550원을 기록했으며, 무상증자 발표 이전 최고가는 지난 3월 장중 터치한 1만7920원이다. 영업이익이 6억원에 불과했던 지난 2021년 주가가 장중 한때 3만원을 넘기도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수치다.

이같은 HB솔루션의 주주가치 제고 의지에 주가도 반응했다. 지난달 50억원 규모(38만7354주) 자사주 소각과 이번 무상증자 결정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특히 증자 소식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달 29일에는 장중 2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HB솔루션 주가가 2만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HB솔루션은 1만94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상승하면서 지난 2018년 이 회사에 182억원을 투자한 코스톤아시아도 엑시트 길이 열렸다. 올해 투자 6년차에 접어들며 지분매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었지만, 그간 주가가 부진한 탓에 주식을 처분하지 못했다. 이번 증자가 완료되면 코스톤아시아가 보유한 HB솔루션의 주식 수는 기존 174만5440주(10.42%)에서 680만7485주로 대폭 늘어나게 된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보유지분 가치는 1326억원에 달한다. 투자원금 대비 7.7배에 달하는 수치다.

코스톤아시아는 지난 2018년 전략적투자자(SI)인 HB테크놀로지와 공동으로 448억원을 투입해 엘이티(현 HB솔루션) 지분 70%를 인수했다. 투자비히클로는 기존 블라인드펀드인 '코스톤성장전략 M&A'와 '코스톤라이트닝PEF'가 활용됐다. 두 회사는 각각 HB솔루션 지분 43%, 27%를 나눠가졌다. 이후 2020년 코스닥 상장, 2021년 케이맥 흡수합병, 전환사채(CB)발행 등을 거치며 현재 지분을 유지하게 됐다. 현 최대주주는 21.8%를 보유한 HB테크놀로지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톤아시아는 투자 이후 코스닥 상장 등 HB솔루션의 성장과정을 함께 하며 재무적투자자(FI)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며 "이번 무상증자로 상당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의 성장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것이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