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그룹의 계열사인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이하 GE)에서 매년 14억원씩 이자를 수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GE는 지난 2006년 9월 29일 효성아이티엑스(효성ITX)로부터 분할·설립한 회사로, 반도체 광원과 조명의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주요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조석래 명예회장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GE로부터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이자 명목으로 매년 14억원씩 총 87억원을 수령했다. 구체적으로 ▲2017년 14억5000만원 ▲2018년 14억5000만원 ▲2019년 14억5000만원 ▲2020년 14억5397억원 ▲2021년 14억5000만원 ▲2022년 14억5000만원 등이다.

조 명예회장이 매년 이자를 지급받게 된 것은 2016년 12월 GE가 발행한 영구 전환사채(CB)를 전액 인수했기 때문이다.

앞서 조현준 회장은 그룹의 계열사인 효성투자개발을 이용, 2014년 12월과 2015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총 250억원 규모의 GE가 발행한 영구 CB를 인수했다. 효성투자개발은 해당 CB를 인수하기로 한 하나증권(당시 하나금융투자) 외 3개 금융사의 요구에 따라 이들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인 하나에이치에스제이호 유한회사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었다.

2016년 4월 효성 재무본부는 TRS 거래의 만기가 다가오자 계약기간 연장을 적극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결국 2016년 12월 조현준 회장의 부친인 조석래 명예회장이 CB 전액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TRS 거래를 종결했다. 

조 회장이 계열사를 동원해 무리하게 CB를 발행한 이유는 GE가 홍콩계 사모투자펀드(PEF)인 엑셀시어 캐피탈(Exelsior Capital Aisa)과의 약속 시한이었던 2013년까지 기업공개(IPO)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엑셀시어가 2013년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GE의 재무 상태가 악화됐다.

당시 GE는 풋옵션 자금 200억원을 조달할 현금이 부족해 유상감자를 실시했다. 이후 설상가상으로 2014년에 적자가 발생하며 그해 말 GE는 감사보고서에서 한정의견을 받았다. GE의 감사를 맡은 삼덕회계법인은 보고서에서 "일부 매출채권의 회수가능성과 관련한 자료의 미비로 인한 한정의견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효성 계열사를 동원해 사실상 무상으로 CB를 인수하도록 한 것이 드러나면서 조 회장은 2018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30억원을 부과받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계열사 부당지원 행위로 GE 및 특수관계인인 조 회장에게 부당한 이익이 귀속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조현준 회장이 CB를 통해 250억원을 끌어왔고, 이후 조석래 명예회장이 매년 14억씩 지난해까지 총 87억원을 가져간 것에 비해 과징금 30억원은 터무니없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조석래 회장이 매년 이자를 챙겨가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효성그룹이 자본잠식 상태의 GE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재계 관계자는 "GE가 조석래 회장의 용돈 주머니가 되면서 회사가 지난해까지 6년째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이어가면서도 청산을 하지 않고 있다"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