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상우 기자] 국내 소형전기차 1등 판매제조사였던 쎄보모빌리티가 지속된 적자에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시장에선 이 회사가 신제품 출시와 해외시장 개척 등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긴 하지만 생산능력 정상화가 늦어지고 있는 데다 수요도 줄고 있는 터라 경영난을 쉽사리 해소하기 쉽잖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전문업체인 캠시스는 2015년 국내 전기차 중소기업인 코니자동차 지분 31.1%를 취득해 계열사로 편입시키며 전기차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캠시스는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긴 했지만, 전기차 사업에 투입할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다. 이에 2016년과 2017년에 총 342억원 규모의 CB(전환사채)와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했다.

캠시스는 확보한 자금으로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해 2019년 10월 초소형 전기차 '쎄보-C'를 출시했다. 쎄보-C는 높은 가성비로 2020년 초소형 전기차 판매 1위(876대)를 차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생산지연으로 2분기까지 차량을 제대로 판매하지 못해 1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캠시스는 전기차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자 2021년 4월 전기차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쎄보모빌리티'를 설립했다. 5월에는 상품성을 개선한 '쎄보-C SE'를 선보였으며 7월에는 KG모빌리티(전 쌍용차)와 판매 제휴를 맺고 전국 KG모빌리티 대리점에서 판매를 개시했다. 

다만 회사 분할로 인한 내부 재정비가 지연되면서 일정 기간 쎄보-C SE 판매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이유로 2021년 쎄보-C SE 출고량은 전년대비 27.2% 감소한 650대에 그쳤고, 83억원의 영업손실과 84억원의 순손실은 기록했다.

재정비를 끝낸 쎄보모빌리티는 쎄보-C SE 판매량을 늘려 지난해 1003대라는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에 매출액이 전년 대비 126.4% 급증한 11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중국 현지 공장 폐쇄와 영광 공장 확장에 따른 비용 발생 등으로 영업손실은 18.1% 증가한 98억원, 순손실은 47억원 늘어난 131억원으로 집계됐다.

계속되는 적자에 쎄보모빌리티의 재무상태가 악화되자 캠시스는 지난 2월 쎄보모빌리티 안성물류센터를 78억원에 매각해 자금을 수혈했다. 그러나 전기차 생산이 여전히 정상화 되지 않은 탓에 올 1분기에도 쎄보모빌리티는 23억원의 영업손실과 2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마이너스(-) 9793만원의 순자산을 기록해 완전자본잠식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쎄보모빌리티가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기 위해선 연간 출고량이 1500대 정도 돼야 한다"며 "영광공장의 생산 규모를 연간 2000대 수준으로 확장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쎄보모빌리티는 생산 케파가 커지면 국내는 물론, 동남아와 유럽 등지로 판매를 다각화 해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지만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시장 진출로 인해 수요 및 실적 개선이 쉽잖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