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최진환 롯데렌탈 대표(사진)가 최근 A급으로 떨어진 신용도 복구와 동시에 안정적 AA급 회사로 탈바꿈하기 위한 투트랙 전략을 구사 중이다. 일단 자기실력으로 신용등급을 AA-까지 올려놓는 한편 신용평가사와의 협의를 통해 렌탈사업의 새 등급 기준을 확보, 추가 상향까지 노려보겠단 복안이다.

최근 한국기업평가(한기평)과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롯데렌탈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직전 AA-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강등했다. 회사의 수익성이나 재무상태에는 문제가 없었음에도 롯데케미칼과 롯데지주 등의 신용도 하락 여파를 받은 결과다. 주력사와 롯데렌탈 간의 신용도 차이가 축소될수록 계열지원 여지도 줄어 신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단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롯데렌탈은 자사의 기본 체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만큼 다소 불합리한 결정이었던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추후 AA급 회복 여지는 큰 편이란 시각을 견지 중이다. 한기평과 나신평이 정한 새로운 등급변경 요건에 그간 발목을 잡아 온 '계열사 신인도'가 빠졌기 때문이다.

우선 한기평과 나신평은 롯데렌탈이 AA급이던 시절 등급하락 요인에 '유사시 계열지원 가능성 약화'를 꼽았는데 A+로 강등된 현재는 해당 조건을 삭제했다. 이에 롯데렌탈은 자본적정성 및 레버리지배율이 크게 저하되지 않는 한 현재 등급정도는 사수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시장에선 최근 수익성 및 재무비율 추이만 보면 롯데렌탈의 단기 신용도 회복 가능성이 적잖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기평이 제시한 상향(AA- '부정적)조건은 ▲사업경쟁력 제고 ▲수익성·레버리지배율 등 제반 재무지표 개선이며 현재 롯데렌탈은 해당 지표 대부분을 개선해 놨다. 실제 이 회사의 총자산순이익률은 지난해 1.4%에서 올 1분기 2.3%로 상향됐고 동 기간 레버리지배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은 5.3배에서 5.2배로 소폭 축소됐다.

아울러 롯데렌탈은 최근 추진 중인 중고차 렌탈사업이 시장에 안착할 시 회사 수익성이 추가로 개선될 것으로도 점치고 있다. 렌탈차량 운용기간 확대에 따라 수익성이 들쭉날쭉한 중고차매매부문의 이익 비중 축소 효과를 기대해 볼 만 해서다. 이에 대해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고차 렌탈로 차량 1대당 누릴 LTV(Life Time Value) 수익성이 기존 11~12%에서 최대 18%까지 증가, 현 사업모델보다 이익 증가폭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진환 대표는 이와 함께 신용등급을 AA- '안정적' 수준까지 끌어 올리는 것도 고려 중이다. 여기엔 렌탈업계에 대한 신용평가 적용항목을 일부 수정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렌탈업이 할부·리스금융 성격을 지니고 있는 만큼 캐피탈사와 비슷한 조건으로 평가 받을 시 현재보다 높은 등급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예컨대 AA+ '안정적' 신용도를 보유한 현대캐피탈의 경우 총자산순이익률(0.8%), 레버리지배율(7.5배) 지표만 보면 롯데렌탈 대비 취약한 편이기도 하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당사 자체적으론 충분히 AA-'안정적' 정도 등급을 받을 체력을 갖췄다고 판단한다"며 "렌탈비즈니스가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도록 신용평가사들과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진환 대표는 베인앤드컴퍼니, 현대캐피탈, ADT캡스, SK브로드밴드 등을 거친 재무·금융 전문가로 연초 롯데렌탈 수장에 올랐다. 그는 대표 선임 이후 신용도 외에도 기업가치나 주가부양 등을 다각도로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는 29일로 예정된 오프라인 기업설명회(IR)에서는 직접 나서 기관투자자들에 회사의 주요 재무성과나 장기전략 등을 공유할 예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