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비보존그룹이 신성장 동력 중 하나인 화장품사업의 철수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회사 측은 기존 제약바이오 사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화장품 사업의 경우 축소 혹은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비보존제약의 올해 1분기 화장품사업 매출은 약 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7억원) 대비 절반이상 주저앉았다. 문제는 화장품 사업의 부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단 점이다. 비보존제약 화장품사업은 2020년 매출액 23억원을 달성한 이후 2021년 22억원, 지난해 19억원으로 지속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3년여 전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점찍고 사업을 본격화 했으나 연착륙에 실패한 셈이다.

앞서 비보존제약은 2019년 말 색조 화장료 조성물 특허와 같은 제조기술을 보유한 화장품 업체 스피어테크를 인수하면서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스피어테크는 2001년 설립된 이후 화장품 ODM(제조업자 설계생산)과 OEM(주문자 상표 부착생산) 사업을 전문으로 영위한 업체다. 한때 70~9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지만, 2014년 원조 마유크림인 '게리쏭9컴플렉스'의 생산을 두고 클레어스코리아와 특허 분쟁을 겪으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 사드 이슈까지 겹치면서 부진을 거듭하다 2017년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며 주저앉았고, 비보존제약이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며 강제 인가 방식으로 인수에 성공했다.

이는 당시 비보존제약이 화장품 사업을 앞세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도모했던 점과 맞물려 있다. 실제 이 회사에서 또 다른 화장품 업체인 에스알바이오텍 지분 21.5%를 확보한 데 이어 자체 브랜드인 비건 전문 브랜드 'tinazana'(티나자나)와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O! geti' (오!겟티)의 상표권 등록을 출원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다만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했다. 주력인 제약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쏟아 붓게 된 까닭이다. 더욱이 이를 위해 그룹 지배구조 개편작업까지 이뤄지면서 화장품 관련 마케팅은 물론, 사업 고도화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 또한 사실상 하지 못했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인해 소비자들이 마스크 착용과 외부활동을 자제하면서 색조 화장품 수요까지 둔화된데 따라, 정상적인 사업운용 자체가 힘들어진 점도 한몫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보존제약의 화장품사업이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쟁력이 뒤쳐지면서 기초화장품 제조에 쓰이는 글리세린 등 스피어테크의 원자재 수입액도 2020년 3억3000만원에서 지난해 3500만원으로 10분의 1수준까지 주저앉은 점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일찍이 특화된 제품 라인을 앞세워 해외 진출 등 향후 구체적인 전략수립에 나섰던 비보존제약측은 최근 사업 축소 및 철수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입장이다. 이는 당초 세럼과 미스트, 파우더형 클랜저, 아이패치 등 10여종의 제품 영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추가 라인업 확대로 다양한 제품을 시장에 공급하겠단 방침이었지만 시장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점 또한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현재는 회사역량을 퍼스트신약으로 개발중인 오피란제린 개발및 품목허가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라며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지만 점진적인 (화장품사업 관련) 사업철수등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는 추가적인 경쟁력 제고보단 사업유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