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한국자산신탁이 지난해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발표한 가운데 핵심지표 준수율이 전년과 동일했다. 준수 항목도 전부 동일해 2년간 변화가 없었다. 이는 한국자산신탁이 안정적인 경영상태를 확립한 것으로 보이지만 변화 의지가 적은 것으로도 해석할 여지가 있다.

16일 한국자산신탁의 2022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핵심지표 15개 중 9개 항목을 '준수'로 표기했다. 전체 준수율은 60%로 전년과 변함이 없었다.

영역별로는 주주 부문과 이사회 부문에서 각각 절반의 준수율을 보여 저조한 편이었다. 감사 기구 부문에서는 5개 중 4개 항목을 준수해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우선 주주 부문에서는 4개 항목 중 2개가 위반이었다. 위반 항목은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실시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등이다.

한국자산신탁의 주주총회 공고는 4주 전이 아닌 22일 전에 시행해 핵심지표를 위반한 것으로 기록됐다. 배당에 관한 부분은 실시계획만 공시하고 정책에 대한 공시는 하지 않았다. 다만 한국자산신탁은 배당정책에 관한 공시를 추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사회 부문에서는 6개 항목 중 3개를 위반했다. 위반 항목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비상시 선임정책 포함) 마련 및 운영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등이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에 관해서는 비상시 선임정책에 대한 명문규정은 있으나, 규정 외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위한 내부프로세스는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업계 최장수 CEO로 꼽히는 김규철 부회장이 한국자산신탁 내 단독 사내이사로 자리 잡으며 그간 안정적으로 경영을 이어온 배경도 있다.

업계에서는 그룹의 오너인 문주현 엠디엠 회장의 두 딸들이 결국 한국자산신탁의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0년 이들이 대주주로 있는 엠디엠플러스가 한국자산신탁의 주식 10%를 취득하는 등 영향력을 점차 넓히고 있다. 다만 이들 두 딸의 나이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2세 경영이 이뤄지는 시기는 한참 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자산신탁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가 분리되지 않은 부분 역시 김규철 부회장의 이사회 운영 전문성과 효율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답했다.

집중투표제도 정관상 배제했다. 집중투표제는 주주총회에서 두 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하는 경우, 3% 이상 주주를 대상으로 1주당 선임될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가령 주총에서 이사를 3명 선출하는 경우 1주를 가지고 있는 주주는 의결권 3표를 가진다.

이는 대주주의 권한 독점을 견제하기 위한 장치이지만, 전체 상장대기업 중 준수율이 3.3%에 불과해 대부분 기업이 꺼리는 핵심지표이기도 하다.

감사기구 부문에서는 5개의 항목 중 1개만 지키지 않았다. 위반 항목은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다. 한국자산신탁은 내부감사기구가 현재 반기별 1회 회의를 개최 중이며, 분기별 1회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