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포스코그룹이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에 이어 전기차 핵심 부품인 구동모터코아 사업에서도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에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의 모터코아가 속속 탑재되면서 포스코도 덩달아 전기강판을 공급하느라 바빠졌다. 향후에는 해외 양산 모터코아에 들어가는 전기강판도 포스코가 공급한다. 포스코는 조단위까지 전기강판 거래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15일 포스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과 거래를 통해 발생한 매출이 2401억원에 달했다. 포스코가 만든 철강 제품을 가져다 유통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 다음으로 포스코의 최대 매출처다. 포스코는 작년 1분기에도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과 20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수의계약을 맺었다. 

포스코 내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 매출은 지난 2021년 8079억원, 2022년 9846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포스코와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간 거래를 단순 계열사 의존으로 볼 수 없는 게, 양사의 거래는 그룹의 '친환경 모빌리티 밸류체인'과 연관됐기 때문이다. 

총수 없는 대기업집단인 포스코그룹은 사익편취 규제 밖에 있다. 물론 공정위가 모든 내부거래를 문제삼는 것은 아니지만, 규제 범위 내에 있는 회사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계열사간 거래가 자유로운 것이 사실이다. 

유리한 환경 아래 포스코그룹은 일찌감치 전기차 소재 사업 관련 가치사슬을 완성했다. 포스코홀딩스나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투자한 광산에서 니켈이나 리튬을 확보하면, 이를 포스코퓨처엠이 받아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양·음극재를 만드는 것이다. 

포스코와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 역시 비슷하다. 포스코는 전기강판을 생산해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에 공급하고 있다.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은 포스코산 전기강판을 활용해 구동모터코아를 생산한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가 포스코퓨처엠이 만드는 음·양극재라면, 구동모터코아는 전기차가 모터에서 전기를 발생시키는 핵심 부품이다.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은 작년 구동모터코아 판매만으로 3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창출했다. 지난 2020년 구동모터코아 매출은 1671억원이었다.

수주 잔고도 두둑하게 찼다. 이미 향후 4년치 일감을 확보해둔 상태에서 최근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하이브리드SUV 차량 등에 탑재할 모터코아를 오는 2034년까지 납품하기로 수주 계약을 맺었다. 오는 2025년부터 2034년까지 양산할 전기차 250만대에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의 모터코아가 들어간다. 

올해 하반기에는 중국 내 2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며, 멕시코에서도 구동모터코아를 생산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내년까지 글로벌 생산 능력을 기존 보다 2배 확대할 수 있다. 해외 공장에서 생산하는 구동모터코아에도 포스코산 전기강판이 들어간다. 

포스코는 향후 조단위 규모의 전기강판을 구동모터코아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룹의 방향성이 친환경 모빌리티 소재 사업에 맞춰져 있어, 전기강판 공급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