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한화그룹에 편입된 한화오션이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우선 고려하고 있는 분야는 수상함 등 특수선 사업이다.

그간 호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투자는 엄두도 못내고 있었다. 한화에서 받은 2조원의 실탄으로도 부족하다면, 산업은행 등을 통한 자금 융통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현재 대규모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그간 넉넉치 않은 재정때문에 이렇다 할 투자 활동이 없었다. 한화오션이 작년 생산체계 구축 등에 집행한 투자비는 1524억원이다. 같은 기간 HD현대중공업이 투자한 금액 6201억원의 5분의 1 수준이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에도 오래된 크레인 교체 등에 약 1500억원을 투자했다. 

한화오션이 투자처로 지목한 분야는 특수선이다. 한화오션 내에서 특수선 사업 매출 비중은 10% 정도로 추산된다. 주력 사업은 아니지만, 방위산업에 특화된 그룹과 시너지를 위해 특수선에 투자를 결정했다. 

배선태 한화오션 특수선영업담당은 "수년간 열악한 재정 상태 탓에 제대로 된 투자를 할 수 없었다"라며 "이제는 상황이 달라진 만큼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자신 있게 투자 계획을 언급할 수 있는 것은 여유 자금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으로부터 약속된 2조원의 증자 납입금이 들어온 가운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가 두 곳 더 있다. 바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다.

한화오션은 올해 1분기 중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각각 2100억원씩 총 4200억원의 단기자금을 대출받았다. 이자율은 연 3%다. 한화오션은 매년 3%의 금리를 적용해 단기차입금을 조달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한국기업평가로부터 기존 보다 한단계 오른 'BBB' 신용등급을 부여받고도 회사채 발행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화오션 측은 "증자 이후 자금이 부족해도 회사채 조달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3년 만기 채권을 발행한다고 가정하면, 한화오션 신용등급으로는 최고 연 9% 이자를 감당해야 한다. 금융지원 약속을 받은 국책은행에서 차입하는 것이 이득인 셈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지원하는 2조9000억원 규모의 한도성 대출도 향후 활용이 가능하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에서 2조원의 자금이 들어왔고, 산업은행 등이 약속한 한도 대출도 이용 가능하기 때문에 회사채 조달까지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