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화오션에 따르면 올해 제출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부터 새 사명과 CI를 새겼다.

일부 문구도 수정했다. 기존 한화 계열사와 이질감을 없애기 위한 인수합병(M&A)의 후속작업이다. 특히 최고경영자 승계 프로그램 내용을 정정해 유기적 통합을 위해 시급한 부분부터 손을 봤다. 

기존 문구는 "경영정상화관리위원회 운영규정에 따라 후보를 선임하거나 교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사전에 정해진 절차와 기준에 따라 검토 및 심의하고 이 사회를 거쳐 주주총회 결의를 위한 최종 후보로 추천한다"라고 돼 있다.

올해 발행한 보고서에는 "당사는 최고경영자 승계를 위한 프로세스를 구축 및 운영하고 있으며, 이사회를 거쳐 주주총회 결의를 위한 최종 후보로 추천한다"로 정정했다.

승계 결정권을 쥔 기구가 경영정상화관리위원회에서 이사회로 바뀐 것이다. 경영정상화관리위원회는 산업은행의 요청으로 지난 2017년 만들어진 이사회 외부의 기관으로, 한화에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경영정상화관리위원회도 자연스럽게 소멸됐다.

최대주주 손바뀜으로 이사회 산하 위원회도 사라지거나 신설되는 등 변화가 있었다. 

지난달 한화오션은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했다.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내부거래 가능성에 대비해 설치했다. 내부거래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반면 임원들의 보상 관련 사안을 심의하는 보상위원회는 없앴다. 한화 내에서도 보상위원회는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설치하면 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이 보상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한화생명 등 금융계열사는 보수위원회라는 이름의 유사한 기능의 이사회가 있다. 반면 한화, 한화솔루션 등은 보상위원회가 없다.  

한화오션 사내이사들의 이사회 내 역할 배분도 끝났다. 한화오션 대표는 권혁웅 부회장이 맡았으며, 한화토탈에너지스의 대표를 지낸 김종서 사장과 한화에너지를 이끈 정인섭 사장이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주총 소집 권한이 있는 이사회 의장은 권혁웅 대표가 맡는다. 김종서 사장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정인섭 사장은 ESG위원회에 각각 위원으로 지명됐다. 이들은 한화오션과 그룹간 시스템 통합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화그룹은 아직 한화오션의 지배구조 세부 조항까지는 살펴보지 못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한화오션의 지배구조가 방산 계열사들을 따라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룹 내 우주·방산 사업 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은 ▲즉시 승계가 가능한 'Ready Now 후보군' ▲육성을 통해 후보자로 역할이 가능한 '차기 후보군' ▲'외부 후보군' 등으로 세분화해 최고경영자 후보를 육성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지배구조에 대한 세부 사항까지는 살펴보지 못하고 있다"라며 "추후 통합 과정에서 논의할지 등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