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풀무원이 미래먹거리로 대체육(고기를 대체하는 단백질)을 낙점하고 시장 공략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최근 대체육 시장의 성장세가 크게 주목되면서 국내시장 선점에 이어 해외까지 영역을 넓혀 향후 핵심사업 축으로 키울 방침이다.

풀무원은 작년 8월 식물성 대체육을 포함한 식품전문 브랜드인 '지구식단'을 론칭하고 전담 내부조직인 지구식단사업부를 새로 꾸리는 등 시장선점을 위한 발 빠른 행보에 나섰다. 주력사업인 두부를 만들 때 필요한 콩의 자체가공기술을 적극 활용해 중장기 핵심사업으로 키우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 풀무원은 전체 식품사업 매출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한 지속가능식품 중 지구식단 매출 비중을 작년 7~8% 남짓 수준에서 2025년 27% 이상으로 대폭 키워나갈 계획이다.

지구식단은 식물성 원료만으로 대체육 제품을 생산하는 식물성 지구식단과 동물복지 기준과 원료 사용을 준수한 동물복지 지구식단으로 나뉘는데 풀무원이 더욱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은 식물성 대체육 분야다.

특히 콩에서 추출한 '식물성조직단백(TVP: Textured Vegetable Protein)' 소재를 풀무원의 기술력으로 가공해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질감을 구현한 제품 출시에 전력투구 중이다. 이에 지구식단 론칭 10개월 만에 식물성 두부텐더(LIKE 텐더)와 숯불직화불고기, 한식교자만두, 런천미트 등 다양한 신제품들이 속도감 있게 출시됐다. 풀무원은 이에 그치지 않고 연내 소시지와 미트바 등 새로운 육가공 대체품 형태의 제품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풀무원의 대체육 사업은 비단 국내에만 국한돼 있는 건 아니다. 최대 해외거점인 미국법인 풀무원USA는 2020년 식물성지향 식품브랜드인 '플랜트스파이어드(Plantspired)'를 론칭하고 대체육 스테이크와 두부를 활용한 다양한 단백질 간편식 라인업을 보강해나가고 있어서다. 아울러 알버슨스(Albertsons)와 본스(Vons), 파빌리온(Pavillions) 등 현지 대형슈퍼마켓 체인뿐만 아니라 미국 동서부 총 18개 대학켐퍼스와도 입점계약을 체결하며 공급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일본법인인 아사히코 역시 대표제품인 두부바로 식물성 단백질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특히 작년 6월부터 현지 프랜차이즈 음식점 '야요이켄'의 약 370개 지점에 식물성 대체육을 공급하며 B2B(기업간거래)사업 확장을 본격화했다. 또 다른 해외거점인 중국은 작년 4월 베이징 2공장의 두부 생산능력을 연간 1500만모에서 6000만모로 4배 확대한 뒤 만두와 파스타에 들어가는 고기를 식물성으로 대체하며 중국 소비자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풀무원은 향후 대체육 제품을 축육과 계육에 이어 수산가공제품까지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나아가 2025년에는 배양육까지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양육은 동물의 줄기세포를 체외에서 배양해 맛과 영양성분이 고기와 유사한 형태로 만들어 낸 식용고기를 말한다. 이를 위해 풀무원은 올해 2월 국내 배양육 개발기업인 심플플래닛과 세포 배양육 상용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향후 지속가능식품의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도 이미 이를 반영한 중기사업 계획을 수립 중"이라며 "특히 지구식단의 경우 올해 카테고리를 더욱 다양화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밀키트를 비롯해 식물성 소스와 식물성 디저트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대표제품인 두부면 역시 요리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라인업 확대를 시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글로벌 컨설팅그룹인 딜로이트는 작년 '기후위기로 부상한 대체식품과 푸드테크'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대체식품시장 규모가 2017년 약 89억달러(한화 11조6000억원)에서 2029년 336억달러(약 43조8000억원)로 10년 사이 4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