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희건설이 오는 8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던 '포항 흥해 서희스타힐스 더캐슬' 공사 중단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3월 공사가 중단됐던 점을 고려하면 벌써 3개월째다.

해당 사업장이 공사 중단 사태에 이른 데에는 시공사인 서희건설과 흥해남옥지역주택조합이 공사비 인상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희건설이 흥해남옥지역주택조합과 시공 계약을 체결한 시기는 2020년 11월이다. 당시 공사비는 1396억원으로 책정했다.

서희건설은 최근 설계변경과 물가인상 등을 이유로 공사비 150억원을 증액할 것을 요구했지만, 조합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공사가 중단된 것이다.

서희건설과 지역주택조합이 공사비 인상을 두고 이견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희건설은 화성신남지역주택조합에도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지만, 조합이 반발하며 갈등을 빚었다.

화성신남지역주택조합사업은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 일원에 지하 4층~지상 24층 아파트 22개동, 총 1846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건축하는 사업으로 오는 8월 준공 예정이다. 서희건설은 화성신남지역주택조합과 2020년 5월 계약을 체결했으며 당시 책정된 총공사비는 3033억원에 달한다

건설자재 가격이 급격히 인상된 상황을 고려하면 건설사 입장에서 공사비 인상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최근 부동산 시장에 미분양 리스크가 높아진데 이어 공사비까지 상승하며 지역주택조합사업의 장점이 퇴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주택조합사업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사업을 직접 진행한다. 조합원이 곧 입주 예정자이기 때문에 분양 시 미분양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다. 사업구역 규모가 작기 때문에 추진비용이 적다는 점도 지역주택조합사업의 장점이다.

지역주택조합사업에 대한 리스크가 높아진다는 것은 서희건설에는 악재다. 서희건설이 해당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만큼 향후 수익성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올해 1분기 기준 서희건설이 수주한 사업은 총 39건으로 이 중 20건이 지역주택조합사업이다. 전체 수주의 절반 이상이 지역주택조합사업인 셈이다. 같은 기간 서희건설 수주총액은 5조5305억원이다. 이 중 지역주택조합사업 수주금액은 4조2825억원으로 전체의 77.4%에 해당한다.

서희건설은 토목과 플랜트보단 건축부문 매출이 압도적으로 높다. 올해 1분기 기준 건축부문 매출은 2835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91.14%에 달한다. 주력사업이 위축할 경우 서희건설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시장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지역주택조합사업을 진행하려는 수요가 줄어들면서 관련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며 "지역주택조합사업을 주력으로 삼는 서희건설 입장에서 시장이 위축된다는 게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역주택조합사업 관련 서희건설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