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서희건설이 주력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지역주택조합 사업 분양 실적이 저조하다. 최근 경산 서희스타힐스 분양을 진행한 결과 모집가구 대부분이 미달됐다. 지역주택사업 관련 연대보증액은 계속 늘어나는 반면 유동성 확보에는 소극적이어서 재무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7~8일 진행한 경산 서희스타힐스 청약 결과 64가구 모집에 5명만 신청했다. 전용면적 73㎡A를 신청한 인원은 없었으며 73㎡B 신청인원도 1명뿐이다. 특히 1순위 청약 당시에는 청약자가 한 명도 없었다.

경산 서희스타힐스는 경상북도 경산시 중방동 일원에 위치한다. 지하 2층~지상 28층 10개 동 전용면적 59~84㎡ 총 960가구 규모다. 이중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일반 분양 가구수는 260가구다.

해당 단지뿐 아니라 서희건설이 분양한 여타 아파트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청약을 실시한 남전주IC 서희스타힐 공급 가구수는 257가구였지만, 접수된 청약통장은 42개뿐이었다. 같은 해 11월 분양한 인천 강화 서희스타힐스 1단지도 30가구 모집에 6명만 신청했다.

문제는 미분양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단지 모두 서희건설이 주력으로 삼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이라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금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서희건설이 수주한 사업은 총 39건이다. 이 중 23건이 지역주택조합 사업이다.

서희건설이 지역주택조합 사업에 집중하면서 지급보증 금액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기준 서희건설의 채무보증 총 잔액은 5조3335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잔액이 3조5083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6개월 만에 2조원가량 늘어난 셈이다.

서희건설이 제공하고 있는 채무보증 대다수가 수분양자 분양대금과 관련이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총 47건의 지급보증 가운데 44건이 지역주택조합 및 수분양자 등에게 제공한 것이다.

미분양 문제가 현실화하면서 서희건설은 지급보증을 선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것에 대비해 현금을 비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서희건설은 유동성 확보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서희건설은 지난 2020년 4월 발행한 사모사채(서희건설30) 이후 회사채를 발행한 이력이 없다. 다른 건설사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최근 6개월 이내 발행한 기업어음(CP)도 전혀 없다. 

서희건설의 현금 비축량도 감소하고 있다. 서희건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유동자산 총액은 8795억원으로 지난해 말(9181억원) 대비 386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현금및현금성자산도 1777억원에서 1571억원으로 감소했다.

미분양 리스크가 지속할 경우 서희건설의 재무리스크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분양 단지가 늘어날 경우 부실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며 "서희건설은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중견건설사의 경우 금리가 높아지면서 부담해야 할 이자도 늘어나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