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차기 우리은행장은 상업은행 출신이 맡게 됐다. 숏리스트 후보 2인이 모두 상업은행 출신이라 최종후보가 누가 되든 상업은행 출신 우리은행장이 확정된 것이다.

은행장 후보 검증 시스템에 따른 것이지만 이원덕 전 행장이 한일은행 출신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한일과 상업 출신이 번갈아 가며 은행장을 맡는 관습은 유지하게 된 셈이다.

25일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대표이사추천위원회(자추위)는 우리은행장 숏리스트 2인에 이석태 국내영업부문장과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롱리스트 후보 4인에 올랐던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과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는 최종 후보에서 제외됐다.

당초 1차 후보군 4명을 한일은행 출신 2명, 상업은행 출신 2명으로 기계적 균형을 맞췄던 것을 고려할 때 2차 후보군도 한일과 상업에서 1명씩 추려질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이석태 부문장은 1964년생으로 중앙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2015년 우리은행 전략기획부장을 지냈고 이후 경영기획단으로 옮겨 은행의 주요 사업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에는 은행 미래전략부장을 역임하며 민영화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이 부문장은 과거 우리카드와 우리금융캐피탈 비상임이사를 지낸 바 있다. 그룹 내 은행 다음으로 큰 계열사 두 곳의 비상임이사를 맡았다는 것 만으로도 그룹 내 위상을 대변해준다. 지주에서는 사업성장부문을 이끌었고 초창기 지주사 기틀 마련과 자회사 인수합병에도 깊이 관여한 전략통으로 알려졌다. 국내영업부문장을 맡기 전엔 우리금융지주 사업성장부문 부사장을 지냈다.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는 1965년생으로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2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중소기업전략부 부부장 을 비롯해 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강북영업본부장 등을 지내며 기업금융 관련 업무를 주로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로 선임될 당시 임추위는 조 대표에 대해 "금융산업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쌓았고 우리은행 경영기획그룹과 기업그룹의 집행부행장으로 재임하면서 은행의 안정적 성장을 이끌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한일-상업은행 출신 간 경쟁구도가 명확하기 때문에 롱리스트 선정 후 숏리스트 후보에 대한 관심이 컸었다"며 "결국 한일은행(이원덕 전 행장) 출신에 이어 상업은행 출신이 바통을 이어받는 기계적 균형의 전통이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지난 3월24일부터 추진한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에 따라 이뤄진 ▲외부 전문가 종합역량평가 ▲다면 평판 조회 ▲업무보고 평가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최종 2인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최종 후보자로 선정된 2명에 대해 26일 자추위가 경영계획 프리젠테이션을 포함한 심층면접을 진행한 후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자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