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 램시마SC(피하주사, 성분명: 인플릭시맙)의 연내 미국 허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램시마SC는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IV(정맥주사,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의 제형을 변경한 제품으로 빠른 투약 효과와 제형의 편리성을 가져 미국에 출시되면 단기간 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시장에서 셀트리온 램시마SC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램시마SC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16%로 전분기 대비 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이드 시장 점유율(15%)을 넘어선 수치다.

램시마SC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2020년 4분기까지만 하더라도 2% 수준에 불과했지만 매분기 상승하더니 지난해 1분기 처음으로 두 자릿수 점유율(10%)을 달성했다. 이후에도 매분기마다 1~2%포인트씩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모습이다. 독일(32%), 프랑스(21%)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이미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업계에선 올해부터 램시마SC의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에서 경쟁 인플릭시맙 의약품을 처방받던 환자가 램시마로 스위칭(switching)하고 램시마SC로 유지 치료를 진행하는 듀얼 포뮬레이션(Dual formulation)의 강점이 발휘되면서 두 제품의 점유율이 동반 상승하고 있어서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에는 유럽 출시국가가 늘어나면서 램시마SC의 처방이 더욱 크게 증가할 전망"이라며 "유럽 내에서만 올 한해 약 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향후 미국 시장 진입에도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한 "미국 의료계가 보수적인 성격이 강하다 보니 의약품 스위칭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한다"며 "유럽 시장에서 3년간 쌓인 리얼월드 데이터(실사용 데이터)는 스위칭에 대한 미국 의료진들의 거부감을 많이 희석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미국에서 램시마SC를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신약으로 허가 절차를 밟고 있으며 올해 10월 허가 획득을 기대하고 있다. 신약으로 출시될 경우 바이오시밀러 제품군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미국 내 직접판매 체계를 이용하면 판매비 절감을 통한 고수익 제품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램시마SC는 신약으로 출시하기 때문에 시밀러 약가 하락에서 자유롭다"며 "미국은 전 세계 50%의 시장을 가지고 있는 국가로 유럽 대비 처방 가격이 2~3배가량 높기 때문에 보다 높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SC는 타 바이오시밀러보다 마진이 좋다"며 "IV에서 SC로의 제품 스위칭은 마진 개선이 두드러지는 영역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SC는 앞서 진출한 유럽에서 빠른 투약 효과와 제형의 편의성을 앞세워 두 자릿수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램시마SC가 세계 최대 인플릭시맙 시장인 미국에서 신약 지위를 확보하면 램시마 제품군의 입지를 한층 강화하는 것은 물론 더 많은 환자에게 고품질의 의약품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