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효정 기자] 삼성전자가 실적방어 및 시장점유율 1위 수성을 위한 카드로 '갤럭시Z 플립5' 카드를 꺼내 들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7월말 사상 처음으로 국내에서 갤럭시Z 폴드5, 갤럭시Z 플립5 등 폴더블 스마트폰 제품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을 개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통상 8월 둘째 주에 언팩을 진행해왔다. 그런데 이번엔 보름가량 시기를 앞당긴 7월말로 언팩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언팩 시기를 당긴 것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1분기 실적부진을 상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4조58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의 영업이익이 8조4500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1년 사이에 약 13조원이 줄어든 셈이다. 

만약 폴더블폰 신제품이 8월 말에 출시되면 '신제품 효과'가 3분기 실적에 기여할 수 있는 기간은 한 달 남짓이다. 그러나 출시 일정을 7월로 앞당기면 약 2개월 동안 신제품 매출이 3분기 실적에 포함될 수 있다.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모바일) 사업부 상무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수량과 금액 모두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폴더블 신제품 출시 초부터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글로벌 폴더블 리더십을 더 공고히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언팩 개최 장소도 관심거리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온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전세계 이목을 사로잡기 위해 미국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을 중심으로 언팩 행사를 개최해 왔다. 그런데 이번 언팩 행사 장소로 서울, 부산 등 국내가 거론되고 있다. 

구글의 '픽셀폴드' 출시로 폴더블 시장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폴더블폰 종주국 한국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류 열풍이 한창인 지금의 상황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언팩 장소와 시기는 미정"이라며 행사 장소가 외부에 알려지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최근 폴더블폰 시장은 글로벌 제조사들이 참전하면서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중국 업체들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고 구글도 이 경쟁에 참전했다.  

로스영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에 밝힌 내용에 따르면 1분기 폴더블폰 출하량은 210만대를 기록했다.

그중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45%로 역대 두 번째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중국의 오포와 샤오미가 각각 약 20%를 차지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점유율이 80%에 육박했던 것을 고려하면 점유율 상당 부분을 경쟁사에게 빼앗긴 양상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이번 갤럭시Z 5 시리즈는 부진한 실적을 상쇄하기 위한 방법인 동시에 심화된 폴더블폰 시장 경쟁에서 점유율을 수성하기 위한 비책인 셈이다. 

IT매체 샘모바일은 "올 2분기 구글을 포함한 더 많은 제조사들이 새로운 폴더블폰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시장 경쟁 양상이) 더 흥미롭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