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LG화학의 핵심인 석유화학 사업에 먹구름이 꼈다. 기대를 걸었던 중국 리오프닝 효과는 곧바로 수요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원재료인 납사(나프타) 가격 상승분이 제품가격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결국 에틸렌 등 석유화학 제품 마진이 축소되면서 석유화학 사업부문 공장 가동률은 70%대까지 떨어졌다. 

22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1분기 석유화학 사업에서 영업손실 50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660억원보다 적자 규모를 줄였지만 2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 중이다. 

LG화학의 사업부문은 석유화학, 첨단소재, 전지(LG에너지솔루션), 생명과학, 공통및기타부문 등 크게 다섯 가지로 나뉜다. 이중 석유화학은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전통 주력사업이지만 현재는 중국의 수요 회복 지연과 현지 자급률 확대로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다. 

LG화학은 나프타를 열분해(NCC)한 후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한다. 에틸렌 가격에서 원가인 나프타 가격을 뺀 스프레드(정제마진)는 석유화학 사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분기 에틸렌 국제가격은 톤당 884.94달러로 전분기 870.67달러에서 소폭 상승했다. 여기에 나프타 가격도 전분기 674.26달러에서 684.23달러로 10달러 가까이 올랐다.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는 톤당 200달러에도 못 미치는 셈으로 손익분기점 300달러에도 한참 모자르다. LG화학 입장에서는 공장을 돌릴수록 손해가 커지는 셈이다. 

석유화학 시장이 침체하자 LG화학은 공장 가동률을 낮췄다. 1분기 NCC를 포함한 석유화학 사업부문 평균가동률은 77.4%다. 지난해 1분기 평균 가동률 92%에서 14.6%포인트 떨어졌다. 최근 10년을 통틀어 가장 낮은 수치다. 2013년부터 줄곧 90%대를 기록했던 1분기 평균가동률은 올해 처음으로 70%대에 머물렀다. 

가동률 조정은 2분기에도 추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LG화학은 수요 부진을 이유로 NCC 공장의 정기보수를 앞당길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에 따라 업계에서는 석유화학 사업부문이 2분기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그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지속가능한 솔루션, 신약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들 분야에서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해 2030년 관련 매출을 40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해 3대 신성장동력의 매출 비중은 기존 21%에서 2030년 57%로 올라서게 된다. 반면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 영향이 큰 석유화학 사업 비중은 자연스럽게 축소시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