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액추에이터 전문기업 삼현이 기업공개(IPO) 절차에 착수한다. 연내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로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예심)를 청구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와 한화시스템 등 대기업 고객사를 확보하며 시장 입지를 구축한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현은 조만간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예심을 청구할 예정이다. 청구 시점은 7월 이후로 잡았다. 한국거래소 심사와 수요예측·일반 청약 등에 4~5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연내 상장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삼현은 지난 1988년 설립된 회사다. 기계 장치를 움직이거나 제어할 때 사용하는 액추에이터를 생산한다. 제품은 자동차와 조선, 로봇 등 다양한 산업에 공급되고 있다. SBW 액추에이터 등 수입의존품목의 국산화와 양산화에 성공하는 등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3월에는 유럽국제표준인 차량 소프트웨어 개발 표준(A-SPICE) 인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삼현은 고객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대량양산과 다품종소량생산 모두 가능한 생산시설도 구축했다. 이를 통해 현대자동차와 현대위아, 한화시스템 등 고객사를 확보했다. 최근에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로 안전·생산성과 의사결정 신속·정확도를 높여 4차산업 성장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삼현의 강점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연결기준 회사 매출은 686억원으로 전년대비 16% 증가했다. 최근 3년(2020~2022년) 연평균 매출성장률은 13%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2015년 11억원을 거둔 뒤, 8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삼현은 공모자금으로 주요 5개 산업군으로 육성 중인 ▲자동차 ▲조선 ▲로봇 ▲항공 ▲방위 산업에 대한 개발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4월 판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해 국내외 기술영업 및 연구인력 확보에 돌입했다. 장기적으로는 오는 2030년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외부 자금조달 이력이 적었던 만큼, 상장 수혜는 오너일가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현의 1~3대 주주는 황성호 대표와 아들인 황희종·승종 씨다. 황희종 씨는 지난 2021년 삼현에서 인적분할해 설립한 에이엔제이사이언스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황승종 씨는 삼현 경영지원팀장(이사)을 역임하고 있다.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 약 30억원을 들여 삼현 보통주 3485주(4.57%)를 취득했다. 당시 투자단가와 삼현의 발행 주식 수를 고려한 기업가치는 650억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삼현의 실적이 꾸준하게 증가세를 보인 만큼, 상장 시가총액이 1000억원 안팎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삼현은 자동차뿐 아니라 로봇, 드론 등 산업에서 요구하는 기계 장치 부품 생산 경쟁력이 뛰어난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며 "특히 최근 로봇 산업과 관련된 기업들이 시장에서 관심을 받고 있어 삼현도 눈여겨 볼만한 기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