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올해 5월 기준 54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당초 53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해 우전지앤에프와 효성벤처스 등 2개의 자회사를 신규로 편입하고, 평창풍력발전 등 1개의 자회사를 정리했다.

지난해 4월 효성그룹 계열사인 더클래스효성은 이차전지 소재 회사인 우전지앤에프 지분 60.76%(137만4929주)를 327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더클래스효성이 2021년 말 보유한 자산총액 2605억원의 12.5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더클래스효성은 2003년 설립한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사다. 우전지앤에프는 지난해 말 기준 연간 2500톤 규모의 황산니켈을 생산해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 등에 공급하고 있는 회사다. 지난해 매출액은 164억원, 영업이익은 5억원이다. 

더클래스효성은 우전지앤에프를 인수하기 한달 전인 작년 3월말 경북 포항시에 위치한 영일만3 일반산업단지 내 4만5000㎡ 부지에 이차전지 소재를 생산하는 공장을 증설하기 위해 75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 공장은 양극재 핵심원료인 황산니켈과 황산코발트 등을 생산한다. 공장 증설은 올해 안에 마칠 예정이다.

효성그룹은 같은 해 9월 ㈜효성이 자본금 100억원을 출자해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인 효성벤처스를 신규 설립했다. 그룹은 ㈜효성의 핵심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소재·부품·장비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해 핵심소재 원천기술을 국산화하겠다고 밝혔다.

효성벤처스의 초대 대표는 김철호 ㈜효성 전략본부 부사장이 맡았다. 김 대표는 일진투자파트너스와 스틱인베스트먼트, 도이치뱅크 등 투자은행(IB) 업계에서 경력을 쌓아온 전략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풍력발전업에서는 발을 빼고 있다. 지난해 12월 평창풍력발전을 효성그룹의 자회사에서 제외시켰다. 이 회사는 지난해 145억원의 매출과 5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며 자산총액은 705억원이다. 기존에 2대주주였던 한국남부발전이 지난해 말 지분율을 25%에서 58%로 확대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2010년 평창풍력발전 설립 이래 지난해 말까지 42%의 지분을 유지하며 최대주주였던 ㈜효성의 지배력이 사라진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조현준 회장이 VC와 이차전지 분야에서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찾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며 "이번 효성그룹의 계열사 수 변동에서 주목할 점은 양극재 생산 회사 우전지앤에프를 효성그룹의 유일한 화학사인 효성화학이 아닌 벤츠 딜러사인 더클래스효성이 인수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는 "오는 2분기 자본잠식을 앞두고 있는 효성화학보다 비교적 자금 여력이 있는 더클래스효성이 우전지앤에프를 대신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효성그룹은 CVC를 통해 산업의 최전선에서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이차전지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 시장에도 발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효성 관계자는 "여러 신사업 분야를 검토하고는 있지만 아직 어느 산업에 집중할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