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김범석 쿠팡lnc 의장이 이커머스 최강자를 넘어 유통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쿠팡이 약진하는 동안 전통 유통 강자인 롯데마트·이마트가 주춤하면서 격차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쿠팡은 먼저 유료 멤버십 혜택 등을 확대해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범석 쿠팡lnc 의장은 10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1인당 소매점 공간(Retail space)이 23.5스퀘어피트(0.66평)로 전 세계 1위지만 한국은 미국의 10% 이하인 2.2스퀘어피트(0.06평)에 불과하다"며 "쿠팡이 리테일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계속 성장하는 이유는 고객이 오프라인 유통업체에서 마주하는 제한된 상품군 및 높은 가격 대비 매우 상반된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쿠팡이 고객에게 훨씬 더 나은 대안인 폭 넓은 상품군, 저렴한 가격, 탁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비교 불가한 정도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유통시장은 3년 내에 5500억달러(약 7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거대한 유통시장에서 쿠팡의 시장점유율은 아직 한 자릿수"라며 "우리 여정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시장 역시 쿠팡이 올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내면서 '빅3' 유통기업으로 올라섰단 반응 일색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쿠팡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롯데, 신세계와 더불어 국내 유통 3강 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김범석 의장의 발언은 대형마트와 더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나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유통시장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의 무의미해진 만큼, 쿠팡은 신세계 유니버스와 차별화된 장점도 제공해야 하는 데다 롯데와도 경쟁하기 위해선 충성고객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도 "쿠팡이 유통 빅3로 올라섬에 따라 더 많은 충성고객 확보라는 새로운 숙제를 안게 됐다"며 "일단 와우' 멤버십 혜택을 쿠팡이츠로 확대해 고객들의 '락인' 효과를 꾀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이츠 등 신사업의 플라이휠까지 본격적으로 돌기 시작하면 기존 유통공룡을 압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쿠팡은 올 1분기 7조3990억원의 매출을 올려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시장전망치(7조2100억원, 3조7260억원)를 웃돌았다. 지난달 딜로이트 그룹이 발표한 '글로벌 유통업 강자 2023' 보고서에도 쿠팡은 전년 대비 24계단이나 상승한 74위에 이름을 올려 롯데쇼핑(91위), 홈플러스(215위)를 따돌렸고, 이마트(60위)도 바짝 추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