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이마트가 심혈을 기울여 재탄생 시킨 이마트 연수점이 지역 랜드마크로 부상한 비결은 뭘까. 3일 연수점을 찾아 비결을 알아 봤다.

연수점은 이마트가 6개월이나 공을 들여 리모델링한 곳이다.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객 중심의 공간과 상품으로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이마트 매장을 절반 가까이 줄이고, 이 공간을 스마트팜, 대형 정육 쇼케이스 등 이색적인 볼거리로 채웠다. 회사 관계자는 "타일 한 개 까지 모두 바꿀 정도로 정성을 들인 매장"이라며 "마트 안과 밖 모든 곳에서 고객들이 차별화된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앞선 관계자의 설명처럼 매장 안에는 TV 등에서나 볼 수 있는 '참치 해부'를 진행하고 있었다. 일눈 앞에서 참치를 부위별로 해체하는 것을 보니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일명 '참치 정육점'으로 연수점은 주말 마다 참치 해부를 진행하며, 고객이 원하는 부위 및 구성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시스템(오더메이드)도 구축해 났다.

실내 스마트팜도 관심이 쏠렸다. 계절과 상관없이 신선한 채소를 재배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이 직접 현장을 보며 갓 수확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종자파종부터 수확까지 약 4주가 소요되며 현재 채소 4종류, 허브 6종류를 판매하고 있다. 앞선 회사 관계자는 "이 제품은 뿌리까지 함께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유럽처럼 집에서 직접 키울 수 있다"며 "허브의 경우 요리 등 필요할때만 잘라 먹을 수 있어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격은 일반 채소 대비 약 1.6배 가량 비쌌다.

1층 매장 안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엄청난 크기의 정육 매장이였다. 매장 한 쪽 벽면의 절반(30m) 가량을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로 진열을 해놨다. 제품을 수평(와이드)으로 넓게 진열해 놓으면 고객이 쇼핑하기에 편리하며, 체류시간도 길어지게 되는 효과를 이마트가 기대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육 코너 가운데에는 '축산 숙성 전용 쇼케이스'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고기를 숙성하고 있었다. 생고기 대비 수요가 높진 않지만 숙성고기 마니아층도 흡수하겠다는 이마트의 전략이다.

연수점은 이마트 최초로 밀키트(간편조리세트) 코너도 구축했다. 바쁜 현대인들이 밀키트로 식사를 해결하고 있는 점에 착안했다. 특이한 점은 밀키트의 양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고객을 위해 밀키트 코너 안에 소량의 야채·과일·고기도 구성해 놨단 것이다. 밀키트 양이 2% 부족하다고 느꼈던 기자에겐 안성맞춤으로 생각됐다.

1층 매장 안을 둘러보다 느낀 것은 정육, 축산, 주류, 식품 코너에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높아졌단 점이다. 인플레이션으로 고객들이 지갑을 닫고 있지만, 좋은 제품에는 지출을 아끼지 않는 소비 심리를 반영했다고 이마트 측은 설명했다. 실제 프리미엄 초밥의 경우 지난달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15% 성장했다고 한다.

이마트를 나와 연수점을 둘러보면 체험공간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1층만 봐도 '랜더스 광장'이 에스컬레이터 옆에 자리 잡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의 'SSG랜더스' 사랑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 곳은 실제 야구단 SSG랜더스의 락커룸을 재현했으며, SSG랜더스 선수 12명이 기증한 물품으로 꾸며 생동감을 더했다. SSG랜더스를 사랑하는 팬이라면 주말에 방문에 야구경기 중계를 관람 할 수 있다. 2층에는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고객을 위해 국내 최초 트램폴린 테마파크 '바운스칠드런스파크'가 760㎡(230평) 규모로 들어섰다.

건물을 전체적으로 둘러보니 2시간의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졌다. 이마트가 강조했던 '고객 중심의 공간과 상품'으로 구성했다는 말을 곱씹을 수 있었던 부분이다. 다시 이마트 연수점을 찾게 된다면 쇼핑은 물론, 문화공간으로서도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날 연수점을 찾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중을 통한 공간 혁신이 오프라인의 미래"라며 "지난 6개월 동안 각고의 노력을 통해 연수점을 '미래형 대형마트'로 성공적으로 리뉴얼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마트는 연수점에 이어 킨텍스점을 리뉴얼해 오는 7월 선보일 예정이다. 연수점과 킨텍스점을 필두로 이마트는 올해 10여개 점포 리뉴얼에 85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