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하나증권이 주식발행시장(ECM)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다수 딜(Deal)을 예고하며 영향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 조 단위 유상증자도 주관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하고 있다. 여기에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 효과까지 나타나면서 연간 성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분위기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이 IPO 대표 주관사를 맡은 오픈놀은 내달 8~9일 이틀간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총 공모주식수는 165만주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1만1000~1만3500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066억~1308억원이다. 최근 중소형 IPO를 중심으로 공모 흥행 기조가 이어져 시장 관심이 쏠린다.

오픈놀 IPO는 하나증권 ECM 3실의 시장 데뷔전이기도 해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ECM 3실은 지난 2021년 출범한 뒤 부서 단위로는 IPO 주관실적을 쌓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대표주관 계약체결부터 공모착수까지 2~3년의 세월이 걸리는 탓이다. 오픈놀 상장 역시 2021년 5월부터 준비해왔다.

그동안 ECM 3실 부서원들은 타부서 딜(Deal)에 참여하며 꾸준하게 업무 경험을 쌓아왔다. 하나증권 역시 지난달 NH투자증권에서 IPO 부서장을 지낸 안호정 이사를 실장으로 영입하는 등 인재 확보에 힘썼다. 오픈놀이 증시 상장에 성공하면 ECM 3실의 첫 실적은 물론, 하나증권의 조직 강화 노력도 결실을 맺는 셈이다.

여기에 ECM 1실과 2실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어 연간 실적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ECM 1실은 올해 초 지아이이노베이션 IPO를 성사시킨 데 이어 이노시뮬레이션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넥스틸과 엠티오메가 등 후속 주자의 상장예비심사(예심)도 청구한 상태다. ECM 2실 역시 엔솔바이오사이언스, 에스엘에스바이오 이전상장 등을 앞두고 있다.

현재 하나증권 ECM 부서가 한국거래소에 예심을 청구한 기업(스팩)은 6곳이다. 다수 기업의 예심 청구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지난 2016년에 달성한 주관 실적(7곳)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게를 두지 않았던 유상증자 업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하나증권은 올해 초 1조2155억원을 조달한 롯데케미칼 유상증자를 공동 대표주관, 1736억원의 실적을 쌓았다. 지난해 맥스트 유상증자를 맡아 대표주관 실적 366억원을 쌓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주목할 성과다. 연초부터 대형 딜에 이름을 올린 만큼, 후속 성과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IPO나 유상증자 등 정통 IB 사업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하나증권 내부에서도 관련 사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행하는 딜 규모나 건수 모두 눈에 띄게 증가한 만큼, 연말에는 좋은 성적표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