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전문 의약품 온라인 유통 플랫폼 블루엠텍이 연내 증시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준비에 한창이다.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예심)에 대비해 정관을 변경하고 주요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했다. IPO에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서 재무적투자자(FI)들도 투자금 회수(엑시트) 기대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블루엠텍은 최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 내에 투명경영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등을 구성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여부를 살펴보는 한국거래소의 상장예심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내부통제 관련 인력 충원에도 나선 상태다.

김준석 기획조정부 팀장(상무)을 포함해 총 4명에 스톡옵션 6만주를 부여했다. 행사가격은 1만5000원, 행사 가능 기간은 2025년 3월 31일부터 2030년 3월 31일이다. IPO 일정을 본격화하기에 앞서 스톡옵션 부여로 임직원 사기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임직원에 부여한 스톡옵션은 총 29만7900주로 늘었다.

블루엠텍은 올해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로 내건 상태다. 상장 주관사는 하나증권을 선정했다. IPO 일정이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FI들도 엑시트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 2020년 시리즈A(40억원, 주당 3290원)와 이듬해 시리즈B(170억원, 주당 9302원) 등 총 21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19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3배 넘게 뛰었다.

시리즈A에는 동훈인베스트먼트와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고 시리즈B에는 딥다이브파트너스와 우리금융캐피탈, 키움증권 등이 이름을 올렸다. 상장 주관사를 맡은 하나증권도 지난해 7억4000만원을 투자해 9만7000주를 확보했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블루엠텍의 기업가치는 2000억원 수준이다. 투자 시점에 따라 최대 10배 차익이 기대되는 셈이다.

블루엠텍이 단기간에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빠른 사업·실적 성장세가 지목된다. 지난 2015년 설립된 회사는 전문 의약품 온라인 유통 플랫폼 '블루팜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와 제휴를 맺고 의약품 재고를 미리 확보한 뒤 회원으로 가입한 병·의원을 대상으로 이를 공급한다.

제약사와 병·의원 모두 원하는 시기에 의약품을 판매·구매할 수 있어 매년 회원사가 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한미약품 등 대형 제약사뿐 아니라 국내 전체 의원 3만3000개 중 80%가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콜드체인(냉장·냉동에 의한 제품 유통)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하는 등 물류 인프라 확보에도 공들이고 있다.

이 덕분에 블루엠텍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771억원으로 전년대비 55.4%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9억원으로 흑자전환(-28억원)에 성공했다. 순손실은 143억원이지만, 파생상품평가손실(144억원)이 반영됐다. 이는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보통주 전환에 따른 것으로 현금 유출 없는 회계상 손실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제약사가 생산하는 의약품이 의료기관에 직접 공급되지 않고 중간 도매상을 거쳤기 때문에 제약사는 현금 흐름이, 의료기관은 의약품 수급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며 "블루엠텍은 해당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기 때문에 빠르게 시장에 자리 잡을 수 있었고 실적도 빠르게 늘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