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오는 4일 시지트로닉스의 상장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말 기술특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지 약 5개월 만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유안타증권이 맡았다.

시지트로닉스는 심규환 전북대 전자재료공학 교수가 2008년 설립한 특수반도체 제조업체다. 무선 통신용 반도체를 비롯해 자동차, 의료기기, 디스플레이 분야에 특화된 반도체를 공급하며 성장을 거듭해왔다.

핵심 제품은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다. 2020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부터 관련 기술을 이전받아 개발에 나섰고, 이듬해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에서 GaN을 이용한 전력반도체 개발에 성공한 건 시지트로닉스가 처음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GaN 전력반도체는 실리콘(Si)을 이용한 전력반도체보다 변환 효율이 뛰어난 게 특징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관련 기술을 다루지 않다 보니 해외 제품을 전량 수입해 사용해왔다. 시지트로닉스가 양산에 성공할 경우 수입에 의존했던 공급 방식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시지트로닉스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설비 투자자금을 조달한다는 구상이다. 공모 물량은 90만주로 전체 상장 예정 주식수의 약 20% 안팎을 배정했다. 증권업계에서 거론되는 1000억원 상당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다고 가정하면 약 2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조달한 자금은 GaN 전력반도체 양산 라인 구축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순탄하게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경우 동행을 이어온 재무적투자자(FI)들도 투자금 회수 기회를 잡게 될 전망이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메디치인베스트먼트,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등이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코오롱인베스트와 메디치인베스트는 작년 말 기준 1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요 투자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