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 신약의 성장세에 힘입어 '처방의약품 시장' 선두 그룹 경쟁에 합류했다. 업계는 대웅제약이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펙수클루에 이어 당뇨신약 엔블로까지 출시한 만큼 올해 제약사들간의 처방약 순위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 중이다.

3일 의약품통계데이터인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지난 1분기 원외처방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1% 증가한 1077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처방액이 1000억원대를 돌파하면서 처방약 시장 순위도 10위에서 6위로 4계단이나 올랐다.

1위 한미약품(1분기 처방액 2188억원), 2위 종근당(1679억원)을 제외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처방액 성장세가 주춤한 것을 감안하면 연내 3위자리의 탈환도 가능할 전망이다. 실제 아스트라제네카, 비아트리스, 노바티스의 1분기 처방액은 1100억원~1200억원대로 대웅제약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증감률은 한 자리대에 머물렀다.

반면 대웅제약은 펙수클루 등 주력제품의 호실적에 힘입어 성장세가 가팔랐다. 펙수클루의 지난 1분기 처방액은 108억원으로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83억)보다 약 31% 증가했다. 출시 직후 시장 안착에 성공한 지난해 3분기(46억원) 대비 136% 늘어난 수치다. 우루사200mg, 100mg 제품도 두 자리수 증감률을 보이며 지난 1분기 처방액 73억원, 5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대웅제약의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간다면 수년 내 '처방약 시장' 1위 자리를 재탈환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도입품목 비중이 높았던 과거와 달리 자체 개발 품목들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단 이유에서다. 

대웅제약은 한때 처방약 시장에서 손꼽히는 강자 중 하나였다. 2006년에는 국내 제약사로는 처음으로 처방의약품 시장에서 글로벌 제약사를 밀어내고 수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경쟁제약사들과 엎치락뒤치락 하며 조금씩 순위변동은 있었지만 수년간 1위 자리를 지켜내며 처방약 시장에서 '강자' 이미지를 굳혔다. 하지만 과거 효자 노릇을 하던 도입 품목을 경쟁 제약사에게 빼앗기면서 선두 자리를 한미약품에게 내어줬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입 의약품 비중이 높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자체 생산 제품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펙수클루의 성장과 더불어 최근 출시된 당뇨신약 엔블로 제품이 시장에 안착하게 되면 처방약 시장 '최강자' 자리를 탈환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웅바이오와 한올바이오 등 계열사 제품들의 처방액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들을 다 더하면 대웅제약의 총 처방액은 2000억원대를 훌쩍 뛰어넘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대웅제약 관계자는 "처방약 시장에서의 약진은 펙수클루 영향이 컸다"며 "내부 데이터로는 4월 처방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분기까지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시장 3위를 기록했는데, 지금같은 속도라면 곧 2위 자리까지 올라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하반기 들어서면 엔블로 처방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두 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