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큐라티스의 기업공개(IPO) 일정이 다소 미뤄졌음에도 시장에서는 이 회사의 성장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 결핵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제품상용화 시 경쟁 상대가 없이 독점할 수 있단 이유에서다.

2016년에 설립된 큐라티스는 백신 전문기업으로서 성인 및 청소년용 결핵백신 QTP101을 개발 중이다. 결핵은 치료가 어려운 만큼 예방이 가장 중요하지만 정작 결핵을 예방하는 백신은 '불주사'로 알려진 BCG 백신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영유아 때 맞지 않으면 예방 효과가 감소한다. BCG 백신을 맞았더라도 청소년, 성인이 되면 예방 효과가 줄어든다. 국내외 시장에서 큐라티스의 성인 및 청소년용 결핵백신 개발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업계 한 전문가도 "어릴 때 예방 백신을 맞았더라도 성인이 되면 결핵균에 무방비 상태가 된다"며 "정부가 강력한 결핵억제 정책을 펼치지만 예방백신 부재로 청소년, 성인들은 여전히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전했다.

실제 결핵 환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 증가 추세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간한 '세계결핵보고서 2022'에 따르면 세계 결핵 환자 수는 2년 연속 증가했다. 결핵사망자도 2020년 150만명에서 2021년 160만명으로 1년 만에 10만명이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결핵 환자와 관련 사망자가 증가한 원인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보건 체계에 결함이 생겼기 때문인 것으로 WHO는 판단 중이다. 국내는 정부의 노력으로 결핵 환자 숫자가 매년 감소하고 있지만 발생률은 OECD 국가에서 26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큐라티스는 성인 및 청소년용 결핵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국내 청소년 1상 및 성인 2a상 임상시험에서 QTP101 결핵백신이 위약 대비 강력한 면역원성을 형성하고 1년 이상 지속 유지했음을 확인했다. 

지난해 7월에는 건강한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유효성 및 면역원성, 장기 안전성을 평가하는 다국가 2b/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 받았다. IPO로 확보되는 자금 대부분도 해당 임상에 사용될 전망이다. 성인 및 청소년용 결핵백신 제품이 전무한 상황에서 큐라티스 제품이 상용화된다면 시장을 독점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성인용 결핵백신을 개발 중인 곳은 큐라티스를 포함해 영국과 덴마크 소재 기업 등 총 3곳이다. 이중 큐라티스의 QPT101이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큐라티스 관계자도 "영국 기업이 개발하던 제품은 후기 임상 진행을 위한 사전 공정개발에만 약 3~5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후 개발 진행 여부에 대해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으로 미뤄볼 때 당사의 QTP101의 상업화가 전세계 성인용 결핵백신 시장에서 가장 빠르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백신 개발 경험이 있는 업계의 한 관계자 역시 "성인용 결핵백신 제품이 전무해 시장규모가 얼마나 될지 예측하긴 어렵지만, 영유아용 BCG백신과 달리 고가의 프리미엄 백신으로 판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의 다른 기업들도 관련 연구를 진행해왔지만 최근 지지부진한 상태"라며 "안전, 유효성만 확실하게 입증해 낸다면 글로벌 시장 독점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