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신사역 인근 대로변에 자리를 잡으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던 신사역 '멀버리힐스'의 상가 분양이 예상보다 저조해 업계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분양을 완료한 상가 역시 마땅한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서 일부 투자자는 원금은커녕 대출 이자만 겨우 납부하는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다.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말 준공한 주상복합 멀버리힐스의 지난해 말 기준 분양률은 74.6%를 기록했다. 잔여 물량 대부분은 현재 2차 분양이 진행 중인 상가에 집중돼 있다는 게 시행사 측 설명이다.

멀버리힐스 개발사업은 서울특별시 서초구 잠원동 27-2 외 2개 필지(1364㎡)에 지하 8층~지상 14층, 오피스텔 83세대와 도시형생활주택 12세대, 근린생활시설 136호를 조성했다. 국내 2세대 디벨로퍼 세종앤파트너스의 계열사 세종앤파트너스5가 시행을 맡았고 롯데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했다. 2019년 5월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1월 말 준공했다.

공사를 진행하는 동안 신분당선 지하철이 신사역까지 연장됐고 2024년엔 위례신사선 개통을 앞두고 있는 등 개발 호재가 꾸준했다. 호재에 힘입어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근린생활시설 중 의료·헬스케어 시설은 분양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세종앤파트너스5가 인식한 분양수익 누계액은 2626억원으로 분양원가 누계액 1336억원을 제외하면 착공 후 총 1310억원의 분양이익을 거둬들인 셈이다. 이 과정에서 수협은행 등 14개사로 구성된 대주단으로부터 1320억원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제공받았고 손익분기점 이상의 분양수익을 확보하면서 대부분 대출금을 상환했다.

하지만 직접 방문한 멀버리힐스의 저층 상업시설 대부분은 임대 및 분양 모집 현수막만 드문드문 걸려있었다. 평일 점심시간 인파가 붐볐던 인근의 상가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멀버리힐스 상업시설의 개별 공간이 협소해 사업성이 타 건물 대비 떨어진다는 게 업계가 지적하는 공실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멀버리힐스 지하 3층~지상 3층에 위치한 상업시설의 호 당 면적은 평균 15.6㎡에 불과하다. 평균 분양가가 5억~6억원 수준인데다 식당이나 옷가게 등 상점을 운영하기에 협소한 공간이라는 지적이다. 비슷한 규모의 건물 임대료가 호당 100만원대에 형성돼 있지만 임차인이 이를 감안하고 수익을 창출하기엔 개별 시설의 면적이 너무 좁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해 1월 말 건물을 준공했음에도 현재까지 입지 대비 만족스러운 수준의 임차 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잔여 분양 물량 해소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분양을 받은 일부 투자자들은 금리 인상이 겹치면서 상가 분양을 위해 받은 대출의 이자비용까지 올라 고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행을 담당한 세종앤파트너스5는 상업시설 공실의 원인을 두고 2019년과 달라진 분양경기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세종앤파트너스5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근의 유동인구가 현저히 감소하고 이후 금리인상 등으로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공실 해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근 유명 뷰티케어용품점을 미분양 상가에 유치하고 볼거리 제공을 위한 행사를 개최하는 등 임차수요 창출을 위해 다방면으로 비용과 노력을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