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나성훈 티웨이항공 부회장(사진)이 예림당 사내이사로 복귀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선 일단 티웨이항공의 재무구조가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본 행보로 관측 중이다. 나 부회장이 팬데믹 기간 예림당에서 자진 퇴사하며 티웨이항공 위기 극복에 매진해온 만큼 경영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그가 모기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아동도서전문 출판사인 예림당은 나춘호 회장→예림당→티웨이홀딩스→티웨이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그리고 있다. 오너 2세인 나성훈 부회장은 일찍이 사업다각화를 추진해 왔다. 출판업 '한우물 전략'만으론 기업 존속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예림당이 2012년 티웨이항공을 인수할 때 나성훈 부회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티웨이항공이 인수합병(M&A) 시장 매물로 나오기 전부터 이 회사 주식 10%를 보유할 만큼 항공업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예림당은 자회사 티웨이홀딩스(옛 포켓게임즈)와 티웨이항공 지분 83%를 총 70억원에 취득하며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에 뛰어들었다.

나성훈 부회장은 2019년까지 예림당과 티웨이홀딩스의 사내이사를 겸직한 반면, 티웨이항공에서는 미등기 임원에 만족했다. 항공업 전공자가 아닌 만큼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않고, 독립적인 경영을 지원하겠단 의도였다. 다만 미등기 상근 부회장으로 간접적인 영향력은 행사해 왔다.

그러다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 3월 나 부회장은 돌연 예림당을 퇴사했다. 이에 시장에선 당시 예림당 대표이사직을 여든의 부친에게 넘긴 데다 25년간 근무한 이 회사에서 퇴직금까지 받은 것을 두고 은퇴 수순이라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나성훈 부회장은 티웨이홀딩스와 티웨이항공 임원 자리는 그대로 유지하며 전방위로 경영위기에 대응했다. 티웨이항공은 팬데믹 동안 총 3차례의 유상증자(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자금난을 일부 해소했는데, 이를 주도한 것이 나 부회장이었다. 잦은 유증에 따른 오너일가의 지배력 약화를 우려하는 시장과 달리 나 부회장은 재무리스크를 소거하는데 역점을 뒀던 것이다.

나성훈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예림당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이 회사 사내이사로 다시 복귀했다. 이에 시장에선 티웨이항공의 흑자전환과 재무구조가 개선됐기에 나 부회장이 모기업에 복귀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엔데믹 전환으로 항공 여객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고, 티웨이항공의 자본잠식률 역시 50% 밑으로 떨어진 까닭이다.

티웨이항공의 올 1분기 수송 여객수는 358만8259명으로 ▲대한항공(567만7508명) ▲아시아나항공(415만1087명) ▲제주항공(419만9574명)에 이어 국적항공사 4위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1분기(128만2485명)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분기(140만7572명)와 비교할 때 각각 대비 180%, 155% 증가한 규모다. 나아가 작년 3월 말 37.1%였던 자본잠식률은 37.1%로 낮아졌다. 

이에 대해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여객과 화물 매출이 증대되고 있어 실적 개선폭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나성훈 부회장이 예림당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티웨이항공에서 미등기 부회장으로서 역할 역시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선 올해 티웨이항공이 1조원의 매출과 8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 중이다. 아울러 나성훈 부회장의 경우 예림당에서 출판 본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