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정재훈 케이씨씨(KCC) 대표이사가 올 한해 기업체질의 근본적인 변화로 대내외적인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KCC가 이미 실리콘 기업으로 체질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지난해까지 실리콘 사업의 매출 비중이 3년 연속으로 50% 이상을 기록하면서다. 

최근 KCC는 건자재와 도료 전문기업에서 실리콘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실리콘 사업에 뛰어든 지 20여년만의 성과다. 2019년 모멘티브를 인수하면서 실적은 더욱 가시화됐다. 덕분에 KCC 매출은 2020년 5조836억원에서 2021년 5조8748억원, 2022년 6조7747억원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29일 KCC는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모든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날 총회에는 제65기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정관 일부 변경(온라인 배당 관련),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건과 윤석화 사외이사를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는 건, 신동렬 사외이사의 감사위원 재선임 건 등을 상정했다.

이날 정 대표는 "지난 한 해는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의 삼중고에 따른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된 위기 상황"이었다며 "당사는 글로벌 응용소재화학기업이라는 비전 하에 경영전략의 키워드를 '성장', '혁신', 'WORK SMART'로 삼고 글로벌 탑 플레이어로서 시장을 선도하며 미래성장의 기반을 구축키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의 경영환경도 금리인상의 지속과 수요 감소, 성장률 둔화 등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압도적 기술력의 축적과 기본에 근거한 기업체질의 근본적 변화를 주요 경영전략으로 삼고 임직원의 역량을 집중해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1966년생으로 올해 58세인 정재훈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학사, 미국 퍼듀대에서 석사를 졸업하고 1993년 28세에 KCC에 입사했다. 회사의 기획통으로 평가받는 정 대표는 KCC 기획총괄을 거쳐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인도법인장, 싱가포르법인장, 동남아총괄법인장 등을 지내며 해외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중 싱가포르법인은 매년 순이익이 꾸준히 늘며 KCC의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2018년 2월부터는 경영전략부문장, 경영지원총괄을 거쳐 2021년 2월부터는 관리본부장 자리에 올랐다. 같은 해 3월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후 입사 28년만인 2021년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부사장이 된지 1년만인 2022년에 대표이사(사장)로 초고속 승진을 했다. 정몽진 KCC 회장의 경영 파트너로 인정받으며 KCC 최연소 사장이 됐다.

이날 주총에서는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확인하고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선배당 후투자' 방식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개정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올해 1분기부터 온라인 배당 조회 서비스도 시작했다. 회사는 그동안 배당금 지급 통지서를 우편으로 발송했지만 올해부터 KCC는 홈페이지에 '배당 조회 기능' 메뉴를 추가해 회원가입 후 인증만 받으면 쉽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KCC 관계자는 "빠르게 변하는 자본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배당 조회 서비스를 시작하고 정관을 개정하기로 했다"며 "자본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동참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