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산업개발은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김형섭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김 신임 대표는 1970년생으로 과거 대우산업개발에서 감사실장을 역임한 인물로 알려졌다. 

대우산업개발은 이밖에 4명의 신임 사내이사(지혁민, 이석준, 이길연, 한현우)도 함께 선임했다. 지혁민 사내이사는 재무팀장을 맡았던 인물로, 지난해 한재준 대표에 의해 강제 해임됐다가 이번에 복귀한 것으로 파악된다. 나머지 이석준, 이길연, 한현우 사내이사는 이상영 회장 측 인사로 보인다.

사외이사 3명은 그대로 직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대우산업개발 이사회는 총 8명(사내 5인·사외3인)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하반기 내홍이 불거지기 전엔 4인 이사회(사내 한재준 대표이사·사외3인) 체제였다.

이번에 새로 선임된 김형섭 대표의 경우 임시 역할만 하고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직접적인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던 이 회장이 대표 겸 사내이사로 경영에 참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 신임 대표는 그때까지 조직 정비 등 임무를 수행하면서 가교 역할을 할 계획이다. 

앞서 대우산업개발은 지난해 말부터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 10여년 넘게 동고동락했던 이상영 회장과 한재준 대표가 갈라지면서 쌍방 폭로전과 소송전이 난무했다. 

이 회장이 한 대표를 내치자 한 대표는 대표이사 지위확인 가처분으로 응수했고, 이 회장은 대표이사 위법행위금지 가처분으로 맞섰다. 이 과정에서 서로 법인카드 사적유용 공방까지 벌이면서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이 때문에 회사는 사실상 식물대표 체제로 운영돼 자금집행 등 정상적인 회사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가 지속됐다. 최근 새 이사회 구성은 법원에서 한 대표의 위법 행위와 관련한 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 대표이사 자격을 잃은 것으로 판시해 이에 따른 후속조치를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산업개발은 새 대표 선임 등으로 일시적인 안정을 찾았다는 평가다. 다만 수뇌부들 간 끝장 싸움으로 내부 직원들의 상처가 큰 데다 최근 다시 오너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경찰 고위 간부의 뇌물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이 관여된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과거 이 회장 측이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을 당시 수사 무마 대가로 제3자를 통해 뇌물을 건낸 혐의를 포착해 수사를 하고 있다.

한편 대우산업개발은 2011년 대우그룹 소속이었던 대우자동차판매㈜가 법원의 회생인가에 따라 건설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모회사는 중국 종합부동산개발투자회사인 풍화그룹이다. 

이상영 회장은 풍화그룹 오너의 사위다. 풍화그룹은 신흥산업개발유한공사(新興産業開發有限公司)를 통해 대우산업개발 지분 56.5%를 보유하고 있다. 대우산업개발의 주택 브랜드는 이안(iaan)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