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자금 문제로 공사가 중단됐던 함안더퍼스트지역주택조합 아파트 공사가 재개될 전망이다. 최근 대우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하며 공사자금 확보를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실행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수년간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이 있었던 사업장에 대우산업개발이 참여함에 따라 향후 사업 진행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함안더퍼스트지역주택조합은 최근 대우산업개발과 조합아파트 시공 도급계약 및 공동사업협약서를 체결했다.

함안더퍼스트지역주택조합이 건설하는 아파트는 경상남도 함안군 가야읍 말산리 일원에 들어선다. 아파트는 대지면적 3만8938㎡, 지하 2층~지상 27층 8개 동 총 993가구 규모다. 이중 조합원 물량은 501가구, 일반분양 물량은 492가구다.

함안더퍼스트지역주택조합은 함안군 첫 지역주택조합이다. 지난 2016년 말 조합원 모집을 시작해 2017년 5월 조합을 설립했다. 조합원 모집 이후 여러차례 시공사 선정을 진행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가장 먼저 시공사로 선정된 업체는 현진(현 현진에버빌)이다. 현진은 당시 '현진에버빌'이라는 주택 브랜드를 앞세워 '함안 현진에버빌 더 퍼스트'라는 이름으로 분양을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현진은 악화한 재무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매각을 위한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시공은 무산됐다.

함안더퍼스트지역주택조합이 다음으로 시공 계약을 체결한 건설사는 한화건설(현 한화 건설부문)이다. 한화건설은 2018년 3월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함안가야 꿈에그린'으로 분양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조합과 이견이 생겨 시공권은 지안스건설에 돌아갔다.

하지만 지안스건설도 자금사정 등이 악화하며 사업을 중도에 포기했다. 2020년 3월 조합원 임시총회를 통해 남명건설을 시공사로 결정해 같은 해 6월 착공을 진행했지만 경기불황과 내부자금 사정 등의 이유로 공사가 중단됐다.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던 함안더퍼스트지역주택조합 아파트 공사는 결국 대우산업개발 품으로 돌아갔다. 공사가 중단된 지 약 16개월 만이다. 대우산업개발은 다음 달 중 공동사업자를 교체하는 주택건설사업계획변경도 신청할 계획이다. 이후 기존 구조물안전진단, PF자금 실행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공사를 차질 없이 진행할 경우 하반기 전에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다만 최근 분양 경기가 위축돼 있어 향후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대우산업개발의 재무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대우산업개발의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78억원으로 지난해 말(186억원) 대비 100억원 이상 줄었다. 단기금융상품자산도 3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줄었다. 9개월 만에 3분의 1수준으로 감소한 셈이다.

보유한 현금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으로 미분양으로 인한 사업장 부실 발생 시 대응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분양 사업장이 발생하면 비축한 현금의 규모가 적은 건설사는 시한폭탄을 들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시장에서 미분양 규모가 늘어나고 건설사의 현금흐름이 악화하면서 롤오버(만기연장)도 쉽지 않고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