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이구영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대표이사(사장)가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북미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주도했고 실적개선도 이끌었던 이 대표의 입지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은 23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로얄호텔 로얄볼룸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구영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이 자리에는 이 대표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주주들 100여명이 참석했다.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주총에서 무난히 처리됐다. 주주들은 이의 제기 없이 박수로 통과시켰다. 이 대표는 "한화솔루션의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964년생인 이 대표는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해 1990년 한화에 입사했다. 그는 김동관 부회장과 태양광 사업 진출 초기부터 해외 영토 확장을 이끌어온 태양광 전문가다.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이 합병한 2015년부터는 미국 법인장을 맡았다. 2019년부터는 한화케미칼로 옮겨 대표이사를 역임했다가 2021년 9월 한화큐셀로 복귀했다.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주총을 무난히 통과한 것은 김 대표가 태양광 사업을 통해 경영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는 지난 2020년 4분기부터 6분기 연속 적자를 냈는데, 이 대표가 취임 후 1년 만에 적자 행진을 끊어내면서 구원투수로서의 역량을 입증했다.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 기조와 전력가격 상승으로 태양광 발전 수요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지난해 2분기 흑자(352억원)로 돌아섰다. 같은 해 3분기와 4분기에도 각각 1972억원, 231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올해는 신재생에너지 성장세에 힘입어 영업이익 '1조 클럽' 달성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연간 매출 13조6539억원, 영업이익 966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각 27%, 31% 증가한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 대표는 신재생에너지 경쟁력 강화 전략을 차질 없이 이끌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내년까지 3조2000억원을 들여 북미에 최대 규모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 허브'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제조 경쟁력 확보는 물론 에너지 시스템을 구성하는 소프트웨어 역량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케미칼 부문은 지속 가능한 사업구조 구축에 집중한다.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는 한편, 탄소중립 기술 확보를 통한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목표다. 

첨단소재 부문은 전기차 중심의 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 발맞춰 태양광 소재의 생산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주총은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로 이어졌지만 무배당에 대해 불만을 가진 주주도 있었다. 발언권을 얻은 한 주주는 "지난 3년간 배당이 없었지만 회사에 믿음이 있어 기다렸다"면서도 "무배당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성장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재무적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며 "미국에 3조원 이상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이를 통해 미국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 규모는 8조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 성장을 담보한 투자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