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롯데쇼핑은 무인양품을 살려낼 수 있을까. 이 회사가 일본 불매운동이 불거진 2019년 이후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한 채 3년째 적자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기존 온·오프라인 영업망을 활용해 협력을 모색하고 있단 입장이지만 시장은 소비자들이 불매 과정에서 무인양품을 대체할 리빙 브랜드로 옮겨간 탓에 시너지 창출이 쉽잖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4분기 롯데상사가 보유한 무지코리아의 무인양품 지분 40%를 인수했다. 당시 회사 측은 유통 채널에서 라이프스타일 부문을 강화하고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무인양품은 1980년에 설립된 일본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2004년 일본의 양품계획과 롯데상사가 6대 4 지분비율로 무지코리아를 설립하면서 국내에 진출했다. 로고나 무늬가 없는 단순하고 평범한 디자인을 특징으로 다양한 생활용품, 가구를 판매하고 있다. 이 때문에 롯데쇼핑 입장에선 비교적 약한 리빙, 홈인테리어 부문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무인양품이 수년 째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건 우려되는 부분이다. 앞서 2021년 롯데쇼핑이 지분 투자를 단행한 한샘이 최근 상장 후 첫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부진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3년째 적자 상태인 무인양품을 인수하자 시장에선 롯데쇼핑의 M&A 전략에 대해 뒷말이 적잖이 나오고 있다.

무인양품은 2018년까지만 해도 68억원의 순이익 냈지만 2019년 일본 불매운동이 불거진 뒤 적자로 돌아선 상태다. 2019년엔 5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회계연도를 8월 결산으로 바꾼 2020년엔 1월부터 8월 말까지 162억원을, 2020년 회계연도(2020년9월1일~2021년8월31일)엔 45억원, 2021년 회계연도(2021년9월1일~2022년8월31일)엔 6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에 시장은 해당 브랜드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어든 상황이라 롯데쇼핑의 유통 채널을 활용한 시너지 창출도 쉽잖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한샘도 지분 투자 당시 롯데건설이나 기존 유통망 통해서 판매를 확대하겠단 전략을 세웠지만 가구 수요가 줄며 오히려 적자 전환했다"며 "최근 홈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식은 데다 무인양품은 불매운동 여파가 지속되고 있어 기존 롯데쇼핑 네트워크를 활용하더라도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적자만 내는 회사를 인수한 것이 의문"이라며 "무인양품이 비교적 약한 온라인 유통 채널에서 롯데쇼핑의 영업망을 활용할 수 있겠지만, 이미 불매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무인양품을 대체할 브랜드들로 옮겨간 탓에 당분간 적자 고리를 끊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무인양품은 지분투자를 진행한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아직 시너지 창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자사 유통망을 활용한 다양한 협업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