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시몬스와 에이스침대의 매출 격차가 빠르게 줄고 있다. 2001~2002년 에이스침대 창업주 안유수 회장이 2세 안성호·안정호 형제에게 각각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를 물려줄 당시만 해도 매출 차이가 800억원에 달했지만 최근 들어 절반 수준까지 축소됐다. 이에 경영능력 측면만 보면 동생인 안정호 시몬스 대표가 형 안성호 대표를 앞서고 있단 평가가 시장서 나오고 있다.

안유수 회장은 2001년 차남 안정호 대표에게 시몬스를 물려줬다. 1993년 미국 시몬스의 한국 법인 상표권을 인수한 지 8년 만에 경영권을 승계한 것. 이어 이듬해 장남 안성호 대표에게 에이스침대를 넘겨주면서 2세 경영을 본격화 했다.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된 2003년만 해도 에이스침대는 매출액 1158억원, 시몬스는 375억원을 기록하며 격차가 상당했다. 하지만 2012년 한샘, 현대리바트 등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침대사업을 시작했고, 코웨이 등이 침대 렌탈에 뛰어들며 상황이 달라졌다. 경쟁 심화로 두 회사 모두 이전과 같은 큰 폭의 외형 성장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안정호 대표는 이 시기를 놓치지 않았다. 기존 대리점 납품 방식을 정리하고 2018년부터 월평균 30억원 이상을 투자해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인 '시몬스 맨션(2월말 기준 48곳)'을 집중적으로 늘린 것. 아울러 노후화 된 가구골목에서 벗어나 도심 중심 상권에 매장을 옮기는 형태로 기존 매장에 대한 재배치도 단행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시몬스의 성장기폭제가 됐다.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소비자들의 방문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데다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 구축에도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물론 에이스침대도 손을 놓고 있던 건 아니다.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인 '에이스스퀘어'를 늘리고 제품 고급화에 집중했다. 나아가 인기 연예인을 내세워 인지도를 공고히 하는 데 힘썼다. 하지만 시몬스의 추격을 따돌리진 못했다. 실제 시몬스는 2021년 매출 3054억원을 기록하며 10년 전인 2011년(914억원) 대비 3배 이상 성장한 반면, 에이스침대는 같은 기간 1891억원에서 3464억원으로 증가폭이 2배에 못미쳤다.

일각에선 이에 2세 경영 대결에서 동생인 안정호 대표가 형 안성호 대표를 앞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안정호 대표는 1위 탈환을 위해 체험형 매장이나 '침대 없는 광고'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며 "외형 확대도 이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온 탓에 수익성면에선 시몬스가 약한 건 사실이지만 이 역시 빠른 속도로 개선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2세 경영 성적은 안유수 회장의 경영 승계가 끝난 2003년을 기점으로 비교할 수밖에 없다"며 "안정호 대표는 매출 성장도 눈에 띄는 성과지만 시몬스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더욱 굳건히 했다는 점도 시장에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로 에이스침대를 따라잡는 건 시간 문제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자사는 올해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을 신규 출점하고 기존 매장은 리뉴얼 하면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할 것"이라며 "또한 자사 매트리스 브랜드 '에이스 헤리츠'의 팝업스토어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첨단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기술력 개발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